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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韓호러 신기원'…'곤지암' 공포·비수기 무색한 흥행 질주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공포 영화 '곤지암'(정범식 감독, 하이브 미디어코프 제작)이 각종 핸디캡을 극복하고 관객으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모으며 연일 흥행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곤지암'은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사흘간 98만3075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곤지암'의 누적 관객수는 136만7475명이다.

'곤지암'은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로 CNN에서 선정한 공포 체험의 성지 곤지암 정신병원에서 7인의 공포 체험단이 겪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을 그린 체험 공포 영화다. 실제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에 방치된 곤지암 남양신경정신병원(이하 곤지암 정신병원)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곤지암 정신병원은 1996년 폐원한 이후 현재까지 충북 제천 늘봄가든·영덕 흉가 등과 함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흉가로 손꼽히는 곳이다. 미스터리 호러 마니아들의 성지순례 장소로 유명세를 탔고 이후 방송, 온라인을 통해 '공포 장소'로 알려진 것은 물론, 각종 블로그, 유튜브에서 관련 포스팅이 쏟아지면서 출입 금지 조치가 내려진 곳으로 최근에는 미국 CNN 선정,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놀이공원·체코 세들렉 납골당·일본 아호키가하라 숲·토고 동물부적 시장·멕시코 인형의 섬·일본 군함도와 함께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 중 한 곳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곤지암'은 쟁쟁한 국내, 해외 신작과 경쟁에서 단번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고 이후 5일째인 지난 1일에는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최단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이는 최근 10년간 개봉한 한국 공포 영화 중 가장 빠른 속도기도 하다. 또한 역대 외화 공포 영화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는 '컨저링'(13, 제임스 완 감독)의 100만 돌파 기록(9일차)보다 빠르고, '겟 아웃'(17, 조던 필레 감독)의 100만 돌파 기록(5일차)과는 타이 기록이다.

그야말로 올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급부상한 '곤지암'은 각종 핸디캡을 꺾고 흥행을 거둬 한국 영화계 의미를 새겼다. 1년 중 관객의 발길이 가장 뜸한 봄 비수기 시즌, 출사표를 던지며 한국 공포, 호러 영화의 신기원을 연 '곤지암'. 대게 공포 영화는 무더운 여름 관객에게 섬뜩한 공포를 안겨 무더위를 잊게 만드는 영화로, 주로 여름 시장을 겨냥해 제작됐지만 '곤지암'은 비시즌, 그것도 꽃구경 여파로 극장가가 가장 한산한 봄 극장을 겨냥해 차별화를 뒀다. 예상치 못한 공포물의 등장은 단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이는 곧 흥행 기록으로 이어지며 극장가 허를 찌른 것.

또한 '곤지암'은 개봉 직전 실제 곤지암 정신병원이 있는 경기도 광주시로부터 "곤지암이란 지역을 공포 체험장소로 오인, 우범지역으로 전락할 수 있고 이는 지역주민들의 정신·물질적 피해가 상당히 크게 발생할 수 있다"며 개봉 전 제목 변경을 요청 받기도 했고 병원 소유주는 무단으로 병원 부지와 건물에서 허가 없이 촬영했다며 영화 제작사인 하이브 미디어코프와 투자·배급사인 쇼박스를 상대로 민·형사소송을 진행 및 서울중앙지법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당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개봉을 직전에 두고 병원 소유주의 가처분 신청에 불이 떨어진 '곤지암'이지만 재판부로부터 "소유주 개인을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받아 관객을 만날 수 있게 된 것.

이렇듯 비수기, 법적분쟁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관객에게 입소문을 얻은 '곤지암'은 한동안 외면 받았던 한국 공포물의 부활을 알리며 흥행 질주 중이다.

한편, '곤지암'은 위하준, 박지현, 오아연, 문예원, 박성훈, 이승욱, 유제윤 등이 가세했고 '탈출'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 등을 연출한 정범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