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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환경 강화+젊은 코치진' 김기태표 야구는 이제부터

힘이 실렸다. 김기태 감독의 야구는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지난해 KIA 타이거즈의 통합 우승은 팀 내부적으로도 의미깊은 성과였다. 2009년 열번째 우승 이후 왕조를 건립하지 못하고 중하위권을 맴돌면서 위기에 놓였었다. 구단은 2015년부터 김기태 감독 체제 하에 다시 팀을 꾸려가기 시작했다. 김기태 감독 특유의 리더십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 그리고 구단의 과감한 운영, 투자가 결실을 맺으면서 2016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 2017시즌 통합 우승까지 차지하며 단계적 성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KIA 구단은 우승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한 변화에 나섰다. 가장 먼저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구단 살림 책임자 허영택 단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조계현 수석코치에게 단장 보직을 맡기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LG 감독-수석코치 시절부터 김기태 감독과 호흡을 맞춰온 조계현 단장은 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사람이다. 또 김기태 감독과 인간적인 교류도 깊고, 선수들과도 편안한 소통이 가능하다. 물론 단장이라는 위치상 서로 더 조심하고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현장과의 마찰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또렷하다.

2군 환경 업그레이드도 구단과 현장이 가장 바라던 바다. 김기태 감독이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장기적인 육성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강해졌다. 구단과 현장이 일찍부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고, 모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 그룹도 2009년 우승 이후 함평 2군 개선 약속을 지켰다. 어린 선수들이 훨씬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몇년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던 2군 전용 구장 신축도 최근 확정이 됐다. 이미 2군 구장에 야구장이 있지만, 야간 조명탑 시설도 없고 관중석도 변변치 않은 상황이다. 바로 옆 부지에 훨씬 쾌적한 디자인에 조명 시설까지 탑재한 신형 구장이 들어서면서 인프라가 향상될 예정이다.

또 코칭스태프에도 변화를 줬다. 구단은 베테랑 박흥식 코치에게 2군 감독을 맡기고, 1군 배터리코치였던 나카무라 다케시 코치를 2군 배터리코치로 보직 이동했다. 김태룡, 홍우태 코치도 2군에서 어린 선수들을 중점적으로 코칭하게 됐다. 반면 1군은 신임 서재응 불펜코치를 비롯해 김상훈 배터리코치, 홍세완 타격코치 등 젊은 코치진 위주로 짜여졌다. 조계현 단장의 빈 자리는 2군 감독이었던 정회열 수석이 채운다. 1군 코치진이 한층 젊어진 것도 KIA에 불어닥친 새로운 변화다.

전체적인 변화의 틀이 모두 김기태 감독 어깨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팀 전체적으로도 프런트-현장의 공조가 더욱 긴밀해질 수 있게 됐다. 지난 3년과는 또 다른 김기태호 2기라고도 볼 수 있다. 김기태 감독이 그리는 '진짜' 야구도 이제부터 시작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