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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연상호 감독 ''염력' 사회적 메시지 있지만 용산참사 이야기 아냐'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연상호(40) 감독이 "'염력'은 용산 참사를 떠올리며 만든 작품은 아니다"고 말했다.

초능력을 소재로 한 판타지 코미디 영화 '염력'(연상호 감독, 영화사 레드피터 제작). '염력'으로 2년 만에 관객을 찾은 연상호 감독은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연출 데뷔작에서 충무로 금기로 여겨지던 좀비물에 과감히 도전, 리얼리티와 주제의식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오락적 쾌감을 극대화한 좀비버스터 '부산행'(16)을 완성해 1156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성공한 연상호 감독. '부산행'을 통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탄탄한 연출력을 입증한 연상호 감독은 두 번째 상업영화인 '염력'에서도 남다른 기질을 발휘, 초능력으로 또 한 번 충무로 금기에 도전했다.

전작에서 좀비 열풍을 일으킨 데 이어 이번 역시 녹록지 않은 초능력을 소재로 금기의 장르에 도전하게 된 연상호 감독은 독창적인 연출 세계와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다뤄 '염력'을 완성했다. 올해 개봉하는 작품 중 첫 번째 기대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염력'. 초능력 장르의 신기원을 열며 충무로 역사에 새 지평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

연상호 감독은 '염력'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많은 감독이 그렇겠지만 코미디라는 장르는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인 것 같다. 어렵기도 하고 그 어려운 것에 비해 인정 받기 쉽지 않더라. 진지하거나 이런 영화에 비해 코미디라는 영화가 어렵다. 잘해도 좋은 소리를 듣기 힘든 장르가 코미디다. 그래서 코미디에 도전하기 쉽지 않고 도전 의식도 생기는 것 같다. '부산행'이라는 영화를 하기도 했고 약간의 중압감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잘 상상이 안 되는 장르로 도전해보고 싶어 '염력'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염력'에 전반적으로 내포된 철거민 스토리에 대해 용산 참사를 떠올리는 지점에 대해서는 "철거촌에 있는 초능력자에 대해서는 꽤 오래전부터 떠올렸던 부분이다"고 고백했다. 그는 "정말 '염력'은 용산 참사 때문에 만든 영화는 아니다. 대학을 다니던 시작에 훌륭한 문학적 작품을 많이 접했다. 그때부터 '염력'을 떠올렸다. 대학 다닐 때는 예술이 사회적인 메시지를 줘야 한다는 가르침을 많이 받았다. 그런 측면에서는 그 당시 도시개발에 대해 보편적인 소재였던 것 같다. 다큐멘터리 '상계동 올림픽', 소설 '난쟁이가 쏘아 올렸던 공' 등 철거촌 이야기를 많이 다룬 작품들을 많이 접하고 자랐다. 옛날 때부터 쌓였던 것들이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연상호 감독은 "전형적인 사회파는 아니다.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싶은 사람도 아니었지만 '돼지왕'을 하면서 바뀌었다. 앞으로는 좀 더 장르성이 강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옥' 같은 경우도 사회성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염력'을 두고 고민이 굉장히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사회적인 메시지와 재미 사이에서 어느 정도 선이 적당할 것인가에 대해 알기가 힘들더라. 한 두 명의 반응이 아니라 말 그대로 보편적인 관객의 반응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 선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더라. 만약 어느 정도 선이 적당한가에 대해 추측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전 세계를 지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교주가 될 수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나 같은 일개 감독이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실제로 '염력'은 사회성 메시지가 더 짙은 경우도 있었는데 많이 가감했다. 철거민 모습이 많이 편집됐다. 철거민이 왜 싸움하는 것인가를 이해시키려면 굉장히 힘들다. 그걸 구조적으로 디테일하게 보여주고 싶어서 아니라서 그런 부분을 많이 뺐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이 있었는데뺀 그 부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염력'은 자신도 모르게 초인적인 능력을 우연히 얻은 한 평범한 남자가 자신의 딸과 그 주변 사람들을 위해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류승룡, 심은경, 박정민, 김민재, 정유미 등이 가세했고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1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