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넥센 최원태-신재영, 감독 마음속 '키플레이어'인 까닭

"제 마음 속의 키 플레이어들이죠."

5명의 일반적인 선발 로테이션에서 핵심은 누가 뭐래도 1, 2선발진이다. 로테이션상 앞 순위에 있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경기에 등판하게 되고, 또 마찬가지로 상대 에이스나 2선발들과 맞대결을 펼칠 일도 많다. 그만큼 강한 구위를 지녀야 하기 때문에 보통 이런 역할은 외국인 투수 2명이 맡곤 한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나 두산 베어스 장원준처럼 확실한 토종 에이스가 있는 팀은 이들에게 그 역할을 부여하기도 한다. 팀 성적의 열쇠를 쥐고 있으며 감독의 강력한 신뢰를 받는 자리다.

하지만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은 외국인 1, 2선발보다 오히려 최원태(21)와 신재영(29) 등 국내 투수로 구성된 3, 4선발에 더 큰 기대를 품고 있다. '마음 속 키플레이어'라고까지 여긴다. 그렇다고 에스밀 로저스와 제이크 브리검의 외인 원투펀치를 믿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 이들에게는 굳이 '신뢰'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아도 될 정도다. 일정 수준 이상의 승리를 팀에 안길 것이라고 계산이 가능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원태와 신재영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역설적으로 장 감독이 '신뢰'를 더 얹어줄 필요가 있는 대상들이다. 잘만 해준다면 팀 성적을 확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대상이 바로 이 두 명의 토종 선발진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면 이로 인해 팀 운용이 상당히 꼬일 수도 있다. 장 감독이 왜 '키플레이어'라고 하는 지 수긍이 되는 부분이다.

최원태와 신재영은 젊다. 그리고 가능성이 넘친다. 그러나 이는 또한 아직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뜻과 맞닿아 있다. 지난해 최원태는 25경기에 등판해 11승7패, 평균자책점 4.46을 찍었다. 팀내 최다승 투수다. 그렇다고 'A급 선발'이라고 부르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승수는 부족하고, 평균자책점은 너무 높다. 무엇보다 이제 겨우 프로 입단 4년차 밖에 안됐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넥센에 입단한 그는 지난해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로 나와 10승 고지를 딱 한번 밟아봤을 뿐이다.

신재영도 마찬가지다. 1989년생으로 그리 어린 편은 아니지만, 1군 경력은 최원태와 비슷하다. 2012년 NC 다이노스가 8라운드 69순위로 지명했으나 별로 빛을 보지 못하다가 2016년 넥센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풀타임 선발로 15승(7패)을 따내며 신인왕을 받았다. 그런데 화려했던 1군 데뷔 시즌의 모습을 지난해에는 이어가지 못했다. 6승7패 1세이브 2홀드로 10승 고지를 오르지 못한 것.

결국 최원태나 신재영 모두 올해는 또 다른 도전과 증명의 시기다. 풀타임 선발로 10승 이상이 기대치다. 그러나 워낙 변수가 많고, 성적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장 감독이 '키플레이어'라고 마음에 새겨둘 수 밖에 없다. 그렇게 간절히 이들의 선전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최원태와 신재영이 과연 3, 4선발로 잘 버텨줄 수 있을까. 결국 이들의 활약에 넥센의 운명도 좌우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