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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정심 유지' 머리 감독 '감정싸움할 때 아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은 감정싸움 할 때가 아니다."

새러 머리 감독은 22일 진천선수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엔 우리 선수들이 못 나선다고 하니 걱정했다. 그런데 12명이 아닌 3명이라고 해 조금 더 낫다"며 "전략보다는 팀이 어떻게 합쳐질 수 있나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아직 생각을 안 했지만, 팀 분위기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으로서 기분이 당연히 좋진 않다. 명단에서 3명의 선수가 못 뛰게 되면 감독은 당연히 기분 좋지 않다. 하지만 위에서 내려온 것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최대한 받아들이고 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0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결성이 결정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남북 올림픽 참가 회의'를 통해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 남북 단일팀을 승인했다. 이는 사상 첫 올림픽 남북 단일팀. 남북이 한팀을 이뤄 출전하는 것은 1991년 탁구세계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 이후 27년만이다. 올림픽 등 종합대회에서 단일팀이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5개 세부종목에 출전할 예정이다. 여자 아이스하키를 비롯해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고도 출전신청을 하지 않아 출전권을 일본에 넘긴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렴대옥-김주식이 구제됐고, 쇼트트랙(남자 1500m 장광범, 500m 최은성), 크로스컨트리(한춘경 박일철 리영금), 알파인 스키(최명광 강성일 김련향)에서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를 받았다.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엔 12명의 북한 선수가 합류한다. 당초 예상됐던 5~6명보다 2배 정도 많은 규모. 우리 선수 23명을 합쳐 남북 단일팀 엔트리는 총 35명이다. 대신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북측 선수의 숫자는 3명으로 제한된다. 당초 북한은 5명을 요청했지만, 협상을 거쳐 3명으로 최종 결정됐다.

역사적인 첫 올림픽 남북 단일팀 사령탑이 됐지만, 주어진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 북한에서 어떤 선수가 오는지, 또 언제 합류하는지 알 수 없다. 그리고 북한 선수들이 왔을 때 어느 장소에서 어떻게 훈련을 해야하는지도 정해져 있지 않다. 머리 감독은 "여자팀이 훈련 준비할 때 플레이북이 있다. 모든 선수들에게 있다. 북측 선수들이 오면 3시간 미팅을 해서 북한 선수들 마다 플레이북을 짜려고 한다. 북한 선수 준비 관련해서 임시 명단은 만들었다. 임시 명단에 있는 선수들이 올지 안 올지는 모른다"고 했다.

막막한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해볼 수도 있으나 머리 감독은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단일팀을 이끌게 된 것)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역사적인 일이라 감격스러울 수 있지만, 일부 선수 출전이 줄어 아쉬운 생각이 든다. 북측 선수들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훈련을 빨리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나쁜 감정에 대해 피력할 시간도 없다. 얼마 안 남았는데 감정싸움으로 갈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으로서 기분이 당연히 좋진 않다. 명단에서 3명의 선수가 못 뛰게 되면 감독은 당연히 기분 좋지 않다. 하지만 위에서 내려온 것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최대한 받아들이고 해야 한다"고 했다.

진천=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