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멀티맨'구자철 11개월만의 골! 함부르크전 결승골 의미

"나는 골을 전문적으로 넣는 선수는 아니지만, 늘 골 냄새를 좋아한다."

새해 첫 경기에서 무려 11개월만에 골맛을 본 '신태용호 베테랑 미드필더' 구자철(29·아우크스부르크)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13일 밤(한국시각)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WWK아레나에서 펼쳐진 분데스리가 18라운드 함부르크전, 전반 46분 문전으로 쇄도하던 구자철의 머리가 번쩍 빛났다. 카이우비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구자철의 강력한 고공 헤딩이 골망을 갈랐다. 올 시즌 구자철의 첫 골이자, 아우크스부르크의 2018년 첫 골이었다. 이 한 골을 후반 내내 잘 지켜낸 아우크스부르크는 1대0으로 승리했다. 4경기 만에 값진 승점 3점을 쌓아올렸다.

아우크스부르크 구단 공식 인터뷰에서 구자철은 '11개월만의 골'이라는 말에 반색했다. "나는 골을 전문적으로 넣는 선수는 아닌데, 늘 골 냄새를 좋아한다. 골을 넣기를 원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며 웃었다. 포지션과 무관하게 늘 골을 갈망하고, 거침없이 시도하는 '공격본능'은 여전했다. "후반기 첫 경기부터 골이 나와서 남은 시즌, 좋은 기분을 갖고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러시아월드컵의 해, 첫 경기 시즌 첫 골은 소속팀에도, 신태용호에도 희소식이다. 이날 구자철은 4-2-3-1 포메이션에서 2선 오른쪽 윙포워드로 나섰다. 올시즌 수비형 미드필더, 2선 중앙에서 주로 활약해온 구자철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보직 변경 후 첫 실전에서 인상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구자철은 포지션 변경 배경과 골 비결을 직접 설명했다. "후반기를 앞두고 스페인 테네리페에서 6일간 전지훈련을 하면서 감독님이 '오른쪽은 어떠냐'고 물으셨다. 솔직히 내키지는 않았다. 감독님이 '전반기 때 오른쪽 선수 중 득점한 선수가 없다면서 오른쪽에서 득점하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중앙, 오른쪽을 오가면서 훈련해보자'고 하셨다."

분데스리가 8년차를 맞는 베테랑 구자철은 공격형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 측면, 중앙을 두루 소화하는 '멀티플레이어'이자 헌신할 줄 아는 '팀플레이어'다. 본인이 선호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2선 중앙뿐 아니라 팀이 원하는 포지션에서 어디에 서나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선수다. 13일 샬케 원정(2대3 패) 후 짧은 국내 휴식과 스페인령 테네리페섬 동계훈련을 거쳐 한달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한 구자철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아우크스부르크가 전반기 가장 취약했던 오른쪽에서 첫 골을 쏘아올리며 마누엘 바움 감독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전반기 11골을 터뜨린 '주포' 핀보가손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안방 승리를 이끌었다.

구자철의 활약은 수치로도 입증됐다. 83.3%의 패스성공률(1위), 키패스 3회(공동 2위)를 기록했다. 특유의 바지런한 활동량으로 공격시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구자철은 "전훈 기간 내내 중앙과 오른쪽을 왔다갔다 하면서 테스트를 했고, 오늘 선발로 오른쪽에서 뛰는 기회가 왔다. 후반기를 앞두고 체력적으로 준비를 잘했다. 골로 연결된 부분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상큼하게 시작한 후반기, 목표도 또렷하게 밝혔다. "전반기에 계속 경기에 나가면서 좋았던 부분들은 후반기에 그대로 이어가고 싶다.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는데 집중하겠다. 팀이 승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제가 나가는 경기에서 중요한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구자철의 활약에 힘입어 아우크스부르크는 3경기 무승(2무1패) 후 값진 첫 승을 따냈다. 승점 3점을 보태며 리그 7위(승점 27)로 올라섰다. 유로파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6위권에 승점 1점차로 성큼 다가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