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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G-29]백지선호의 막판 스퍼트, 시작은 생존경쟁과 체력훈련

한국 아이스하키는 지난해 7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7월 체력훈련을 시작으로 러시아, 체코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 백지선호는 11월 유로챌린지, 12월 채널원컵 출전을 통해 강호들에 대한 적응력을 길렀다. 유로챌린지에서 참패를 맛본 백지선호는 캐나다, 스웨덴, 핀란드 등이 출전한 채널원컵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었던 백지선호의 종착역, 평창올림픽까지는 이제 단 30일 남았다.

백지선호는 조용히 마지막 스퍼트를 준비 중이다. 그 시작은 생존게임이다. 8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 입소한 백지선호의 선수들은 37명. 열흘 간 진행되는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최종엔트리에 오를 25명의 전사가 가려진다.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지만, 중심에는 대표팀의 정신 '원바디'가 있다. 조민호는 "최종명단이 나오지 않은만큼 긴장된 분위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힘들 때 도와주고 있다"고 했다. 귀화한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골리' 맷 달튼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선수들이 대표팀에 있지만, 모두 하나의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웃었다.

훈련은 체력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한 체력은 지난해 삿포로동계올림픽 은메달과 월드챔피언십(1부리그) 진출의 원동력이었다. 백지선호는 매 여름마다 엑소 프로그램을 통해 대표급 선수들의 체력을 길렀고, 중요 대회마다 위력을 발휘했다. 3피리어드는 백지선호가 가장 위력을 발휘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대표팀은 당시 트레이너를 초청, 강도 높은 지상훈련을 통해 단단한 몸을 만들고 있다. 백지선 감독은 "빙판 위에서의 훈련도 중요하지만, 밖에서의 훈련도 필요하다. 강한 체력을 갖춰야 강호들을 상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일정상 귀국하지 못한 박용수 코치가 돌아오는 11일부터 본격적인 빙판 훈련을 펼친다. 13일부터 자체 청백전을 진행하는데, 여기서 최종 엔트리의 윤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백지선호는 19~21일 제주로 이동해 결속력을 다지는 캠프를 진행한다. 이후 22일 진천선수촌에 재입소해 31일까지 평창올림픽 본선을 위한 전술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백 감독은 "상대와 체스 경기를 하는 것처럼 올림픽을 치를 생각이다. 똑같은 전술이 아니라 경기마다 다른 시스템을 쓸 생각"이라고 했다.

운명의 2월, 백지선호는 2월 1일 인천에 캠프를 차리고 네 차례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가지는 마지막 실전 모의고사다. 2월 3일과 5일 백지선호는 인천선학아이스링크에서 카자흐스탄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그리고 8일 같은 장소에서 슬로베니아와 대결을 벌인다. 슬로베니아는 평창올림픽 본선 B조에 오른 팀으로, 한국보다 강한 전력을 갖췄다. 백 감독의 마스터 플랜, 백미는 러시아 평가전이다. 남자 대표팀은 2월 10일 안양실내빙상장에서 평창올림픽 '우승 1순위' 러시아와 격돌한다. 러시아전에서 보여질 한국의 경기력이 백지선호의 평창올림픽 성적을 가늠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지선호는 캐나다, 체코, 스위스와 함께 A조에 속했다. 과거 명성만 놓고 보면 하늘과 땅차이다. 하지만 백 감독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백 감독은 이전부터 그랬듯이 다시 한번 '금메달'을 노래했다. 백 감독은 "금메달이 목표가 아니라면 여기서 훈련할 이유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우리가 언더독이라고 평가받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좋다. 압박감 없이 강호들을 상대할 수 있다"며 "이제 한국 아이스하키는 높은 레벨에 올라왔다. 더 열심히 훈련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이름만 들어도 주눅드는 상대였지만, 이제는 당당하다. 이돈구는 "예전에는 캐나다 선수라면 완전히 다른 사람일줄 알았다. 하지만 그들도 약점이 있더라. 배운 것을 토대로 잘 준비한다면 분명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캡틴' 박우상은 "모든 선수들의 목표는 지지 않는 것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진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