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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인터뷰]'전북→울산'임종은'맘편한 친정, 맘껏 뛰고싶다'

"마음 편한 고향팀에서, 마음껏 뛰고 싶다."

'울산 유스' 출신 센터백 임종은(28)이 친정팀 울산으로 6년만에 복귀했다. 계약 직후인 지난 5일 울산 클럽하우스에 입성했다. "훈련장 가는 길도, 숙소 방 모양도 어릴 때와 똑같더라. 유스 후배들도 많다. 마음이 편하다." 10일 포르투갈로 첫 전지훈련을 떠나는 임종은의 목소리는 환했다. "고향팀에 꼭 다시 오고 싶었다. 축구의 시작이었던 울산에서 마무리도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가능할까 생각했는데, 이런 날이 왔다"며 웃었다.

▶'울산 유스' 발군의 센터백이 돌아왔다

울산 현대중고 시절 임종은은 또래 중 발군이었다.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촉망받는 중앙수비 자원이었다. 2007년 4월 17세 이하 대표팀의 남북축구 친선전에선 전반 선제골을 터뜨리며 주목받았다. 1m92의 체격조건, 안정적인 발놀림, 영리한 판단,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 등 여러 장점 속에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2009년 데뷔 시즌부터 19경기에 나섰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란 큰 무대도 이미 10대 때 경험했다.

2010년, 전도양양한 스무살 축구 청춘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무릎 연골 이식 수술로 무려 1년 7개월을 흘려보냈다. '선수를 그만둘까' 고민할 만큼 암울한 시절, 2012년 당시 성남 일화 사령탑이던 신태용 감독(현 A대표팀 감독)이 러브콜을 보냈다. '마지막'이라는 절박함으로 다시 시작한 성남에서 부활했다. 2013년 하석주 감독의 전남행을 택했고 이후 2015년까지 전폭적인 믿음 속에 성장을 거듭했다. 하 감독은 "키에 비해 발밑이 좋고, 빠르다. 대단히 영리하다. 태극마크도 달 수 있는 수비 자원"이라고 칭찬하곤 했다.

2016년 초, 임종은은 이종호와 함께 '1강'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장쑤 쑤닝전(2대2무), 전북의 16강행을 견인하는 천금같은 동점골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지난 시즌 '괴물신인' 김민재의 활약속에 충분한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하반기 임종은은 특유의 성실한 플레이로 제몫을 해냈다. 20경기에 나서며 전북의 통산 5번째 우승에 기여했다.

프로에서 첫 리그 우승을 경험한 임종은은 다시 냉정한 '초심'으로 돌아왔다. 임종은은 "전북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리그 우승도 하고 경쟁 속에 많이 배웠다. 나와 다른 스타일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하면서 성장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울산 유스' 초심으로… "믿음에 보답할 것"

어느덧 스물여덟, 중고참 수비수가 된 임종은은 변화를 선택했다. '1강' 전북을 떠나, 더 오래, 더 많이 뛸 수 있는 자리를 희망했다. "경쟁은 언제나 옳지만, 심적으로 편안한 환경에서 마음껏 뛰고 싶은 생각이 컸다."

마침 2018시즌, 성남 일화 수석코치로 함께했던 김도훈 울산 감독이 임종은을 불러들였다. 5년만의 재회다. "김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잘해주신다. 감독님으로 뵙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감독님 스타일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5년전과 비슷하면서도 다를 것"이라고 했다. 전남에서 함께한 이종호, 오르샤와도 '재회'한다. "선수로서 인정받은 전남에서 같이한 선수들이 있어서 든든하다"고 했다. 울산 구단은 국방의 의무를 남겨놓은 임종은에게 3년 계약을 제시했다. 임종은은 "구단의 믿음에 감사드린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뛸 수 있게 됐다. 내 축구인생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반드시 믿음만큼 보답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새 시즌 목표도 또렷하다. "내 목표는 팀 목표와 같다. 리그 우승,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고 즉답하더니 "개인적으로는 골을 좀 넣고 싶다"고 덧붙였다. 임종은은 골 넣는 수비수다. K리그 7시즌, 4개 클럽을 거치며, 196경기 5골 1도움을 기록중이다. 전북에서 '아챔 16강' 골, 전남에선 '잔류 확정 결승골'을 넣은 좋은 기억이 있다. "울산에서도 팀에 기여하는 결정적인 골을 넣고 싶다"며 웃었다. 가슴속에 오랫동안 품어온 진심도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어릴 때 달았던 태극마크도 다시 달고 싶다. 평생 아들 뒷바라지하신 부모님이 뿌듯하셨으면 좋겠다."

축구의 첫 영광과 첫 좌절을 경험한 울산, 다시 돌아온 친정에서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선수는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항상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을 만드는 건 오로지 내 몫"이라는 마지막 한마디가 믿음직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