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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노리는 아이스하키, 백지선 감독의 마스터 플랜은?

'백지선과 아이들'이 조용히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아이스하키 남자 대표팀이 8일 충북 진천에 위치한 국가대표 종합훈련원에 소집된다. 2018년 첫 소집이다. 백 감독은 이번 훈련을 통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나설 25명의 최종 명단을 추릴 계획이다. 훈련은 18일까지 진행된다.

백지선호의 목표는 '도전 그 자체'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해 초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비롯해 사상 첫 톱 디비전행을 달성하는 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자연스레 평창올림픽 메달 획득도 꿈이 아니라는 자신감에 가득 찼다.

그러나 과도한 자신감은 독이었다. 백지선호는 지난해 11월 유로아이스하키챌린지에서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세계적인 강호 덴마크(4대7), 오스트리아(3대8), 노르웨이(1대5)에 3연패를 하며 대회를 마쳤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암담했다. 한국은 일방적인 열세 속에 처참하게 무너졌다.

넘어지고 깨져보니 그제서야 냉엄한 현실이 제대로 보였다.

백 감독의 '마스터 플랜'은 '조용히, 묵묵히'다. 유로챌린지 이후 치러진 채널원컵의 선전은 중요치 않았다. 한국이 아이스하키 변방임은 변함없는 사실이었다. 상승일로였던 지난해 활발한 미디어 노출로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것과 동시에 선수들의 자신감도 과도하게 부풀었던 걸 백 감독은 잊지 않았다. 백 감독은 이번 진천 소집훈련을 철저히 비공개 하에 치르기로 했다. 낮은 위치에서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땀방울을 흘리기 위한 선택이다.

열흘 간 진행되는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평창올림픽에 나설 25명의 전사가 가려진다. 백 감독은 이들을 이끌고 19~21일 제주로 이동해 결속력을 다지는 캠프를 진행한다. 이후 22일 진천선수촌에 재입소해 31일까지 평창올림픽 본선을 위한 전술을 가다듬는다.

그리고 다가올 '운명의 2월.' 백지선호는 2월 1일 인천에 캠프를 차리고 네 차례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가지는 마지막 실전 모의고사다. 2월 3일과 5일 백지선호는 인천선학아이스링크에서 카자흐스탄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그리고 8일 같은 장소에서 슬로베니아와 대결을 벌인다. 슬로베니아는 평창올림픽 본선 B조에 오른 팀으로, 한국보다 강한 전력을 갖췄다.

백 감독의 마스터 플랜, 백미는 러시아 평가전이다. 남자 대표팀은 2월 10일 안양실내빙상장에서 평창올림픽 '우승 1순위' 러시아와 격돌한다. 러시아전에서 보여질 한국의 경기력이 백지선호의 평창올림픽 성적을 가늠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평창올림픽 본선 A조로, 캐나다, 체코, 스위스와 같은 조에 편성됐다.

한편, 새라 머레이 감독이 이끄는 아이스하키 여자 대표팀은 현재 미국 미네소타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12일 귀국한 뒤 19일부터 진천에서 재소집, 최종 담금질에 돌입한다. 여자 대표팀은 2월 4일 인천선학아이스링크에서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른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