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액토즈의 e스포츠 사업 도전,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새로운 모델로 e스포츠에 도전!'

국내외 e스포츠 산업이 종목사가 주도권을 가지는 구조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방송사나 e스포츠 협단체, 기업들이 프로모터 역할을 하며 e스포츠의 토대를 성장시켰다면, 이제는 e스포츠 종목을 가진 게임사들이 직접 투자를 단행하고 대회 운영까지 책임지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타 스포츠와 달리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IP(지식재산권)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구조라 할 수 있지만, 게임을 가지고 e스포츠 경기를 치러내는 선수나 게임단, 방송사, 출연진들의 시연권이나 저작인접권에 대한 권리 인정이 확실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라 여러 갈등 관계가 표면화 되기 시작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속에서 지난 7월 WEGL(월드 e스포츠 게임&리그)이라는 e스포츠 브랜드 겸 플랫폼을 들고 나온 액토즈소프트(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의 행보는 상당한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액토즈는 그동안 e스포츠와 큰 관련이 없었던데다, e스포츠 대회를 치를만한 종목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업계에서의 우려에도 불구,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매치를 만들고 종목을 발굴하는 등 색다른 접근법으로 e스포츠에 조금씩 발을 내딛고 있다. 다음달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17'에 프리미엄 스폰서로 참가하며 BTC관에 300부스를 차리는 액토즈는 12개 종목의 대회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막을 올릴 예정이다. 향후 WEGL이 기대만큼의 역할을 해준다면, e스포츠 생태계에는 또 하나의 기폭제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팬이 보고싶은 경기를 만든다

올해 스포츠 시장에서 가장 이목을 끈 이벤트 중 하나는 바로 49전 무패의 전설적인 복서 메이웨더와 UFC의 슈퍼스타 맥그리거가 펼쳤던 복싱 경기였다. 당연히 정통 복서인 메이웨더의 10라운드 TKO 승리였지만, 서로 다른 종목의 최강자들이 경기를 펼쳤다는 것만으로도 '세기의 대결'이라 불릴만 했다.

액토즈는 매치업만으로도 e스포츠 팬들을 열광시킬 하나의 '판'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지난 7월 WEGL 발표회에서 UFC를 벤치마킹 모델로 언급하며 소개한 '슈퍼파이트'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종류의 대회는 지난 2007년 e스포츠 방송채널을 준비하던 CJ미디어(현 CJ E&M)에서 여러차례 시도된 바 있다. 채널 설립을 접으면서 대회가 중단됐지만 팬들이 원하는 대회를 만든다는 컨셉트는 상당한 화제를 모았다.

액토즈가 '슈퍼파이트'를 개최하려는 궁극적 목표로 e스포츠 프로모터로서의 위상 정립이라 할 수 있다. 선수의 가치를 발견하고, 상품 가치를 끌어올리면서 팬들에게 조명하는 말 그대로 프로모터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액토즈는 이번 '지스타 2017'에서 'CS: GO', '하스스톤', '철권' 종목 등의 정상급 매치를 주선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유명 선수들이 한자리에 초청한다.

또 레전드 매치의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신인 선수까지 발굴하는 '선순환 구조'로 팬들을 위한 색다른 e스포츠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e스포츠 비즈니스 모델도 제시할 계획이다.

▶새로운 종목의 발굴

현재 국내에선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등과 더불어 '배틀그라운드' 정도만이 e스포츠 종목으로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모든 게임으로 e스포츠 대회가 치러질 수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유저층이 두터워야 하는데다 종목사의 적극적인 투자가 병행돼야 하고 e스포츠로서 보는 재미까지 충족시켜야 하기에 소수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은 한계로 지적된다.

이런 가운데 액토즈는 새로운 종목 발굴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 우선 초등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마인크래프트'로 e스포츠 대회를 시작했다. 1차 예선 동시시청자수가 6만명에 달했고, 2차 예선에 접수한 참가자는 2000명을 돌파하는 등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종목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스타에서 국내 비인기 종목인 'CS: GO'의 초청전을 비롯해 콘솔 리듬 액션게임 'DJ맥스 리스펙트'도 신규 종목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더불어 대중성을 담보하지 않아 e스포츠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이는 인디게임도 e스포츠 대열에 합류시키고 있다. 지난 9월 진행된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 2017에서 '베스트 멀티 플레이상'을 수상한 '루프레이지'를 지스타에서 e스포츠 대회 종목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BIC 조직위원회와 협약을 맺고, 올해를 시작으로 향후 BIC에 나오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 e스포츠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또 WEGL을 통해 인디게임 e스포츠를 위한 컨설팅과 마케팅 활동을 전개, 본격적인 e스포츠 플랫폼으로서의 활용 가치를 높인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이번 지스타에서 '루프레이지' 외에 3종 인디게임의 e스포츠화를 타진하는 한편 글로벌 게임 오픈마켓인 스팀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수준높은 인디게임 가운데 e스포츠에 적합한 종목을 발굴하겠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제시하고 있다.

이밖에 내년에는 e스포츠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한 프로게이머 오디션 프로그램 '게임스타 코리아'를 런칭, 게임팬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e스포츠가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