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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오리온은 작년 오리온스와 이렇게 다르다

남자 농구 고양 오리온이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17일 현재 11승1패. 17일 부산 kt를 99대85로 완파하면서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2위 울산 모비스와의 승차는 3.5게임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속단하기 빠르지만 이번 오리온은 지난 시즌 오리온스와는 분명히 다르다"고 말한다.

2014~2015시즌, 오리온은 1라운드 8승1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가 그 다음 뒷심이 달리면서 몇 차례 연패, 결국 31승23패로 정규시즌 5위를 했다. 모비스가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통합 우승해버렸다.

오리온은 지난 시즌 오리온스 핵심에다 3명이 새로 가세했다. 한국형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 4쿼터의 해결사 문태종 그리고 재간둥이 가드 조 잭슨이다.

오리온은 원래 포워드 천국이었다. 프로 2년차 이승현, 3점슛이 좋은 허일영과 김동욱이 건재하다. 앞선 가드진에는 이현민 전정규 정재홍 한호빈이 있다.

지난 시즌 오리온의 약점은 앞선 수비와 골밑 수비 집중력이 순간적으로 무너지는 부분이었다. 또 위기에서 팀을 구해줄 확실한 해결사가 없었다.

헤인즈 문태종 그리고 잭슨의 가세는 오리온의 약점을 골고루 메워주고 있다.

1라운드 MVP 헤인즈(34)는 현재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12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31분14초를 뛰면서 평균 26.9득점, 9.3리바운드, 4.2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SK 나이츠에서 지난 3시즌을 뛸 때보다 지표가 더 좋아져 세월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헤인즈는 요즘 3점슛을 시도하지 않는다. 오리온에는 3점슛을 잘 던지는 동료들이 많기 때문이다. 영리한 헤인즈는 확률이 떨어지는 3점슛 대신 골밑을 파고들거나 또는 미들슛을 시도한다. 자신이 돌파하면 외곽에 있는 동료들에게 슛찬스가 더 많이 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헤인즈는 "SK 때는 외곽에서 슛을 던질 수 있는 선수가 적었다. 하지만 오리온에는 슛이 좋은 선수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잭슨의 쓰임새는 시간이 갈수록 알차다. KBL은 2라운드부터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3쿼터에 한해 동시에 출전하도록 했다. 후반기(4라운드)부터는 2~3쿼터로 동시 출전 가능 시간이 길어진다. 잭슨과 헤인즈가 동시에 투입되면 훨씬 공이 매끄럽게 돈다. 또 잭슨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전천후 공격이 가능하다.

문태종도 최근 5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해주고 있다. 1라운드에 경기당 평균 30분 이상을 뛰었지만 2라운드부터는 체력 안배 차원에서 출전 시간을 20분대 중반으로 줄였다. 대신 문태종은 꼭 필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포인트를 꽂아주고 있다.

그의 나이 올해로 40세. 문태종은 지난 시즌 LG 세이커스에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비 시즌 기간 국가대표팀 차출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휴식과 훈련을 체계적으로 병행, 체력적으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3명의 가세는 기존 선수들에게 자극이 되고 있다. 잭슨이 가세하면서 토종 가드 이현민 전정규 정재홍 한호빈은 출전시간이 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코트에 들어갈 때 모든 걸 쏟아붓고 나온다. 오리온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시즌에 잘 나가다가 무너진 경험이 약이 되고 있다.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성 효과가 이번 시즌에는 길게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