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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슈틸리케 감독, 자메이카라 더 반가운 이유

독일 출신의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61)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9월 A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그는 10월 10일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2대0 승)에서 첫 지휘봉을 잡았다. 순탄한 1년이었다. 슈틸리케 감독과 대한민국,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조합이다. 팬들도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는 1년간 무려 21차례의 A매치를 치렀다. 15승3무3패를 기록했다. 올초 호주아시안컵에서 준우승했고, 8월 동아시안컵에서 7년 만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도 순항 중이다. 참가팀 가운데 유일하게 무실점으로 4전 전승을 기록했다. G조 선두를 질주하며 최종예선 직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1년을 자축하는 무대가 마련됐다. 슈틸리케호는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의 신흥강호 자메이카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자메이카는 7월 열린 북중미 골드컵에서 미국을 2대1로 꺾는 돌풍을 일으키며 멕시코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과는 1998년 5월 서울에서 두 차례 친선경기를 치러 한국이 1승1무(2대1 승, 0대0 무)를 기록한 바 있다.

독일 출신의 빈프리트 셰퍼 감독(65)이 자메이카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카메룬을 지휘한 그는 태국대표팀도 이끌었다. 슈틸리케 감독과는 독일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인연은 엇갈렸지만 두 사령탑 모두 현역시절 독일의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셰퍼 감독은 1968년, 슈틸리케 감독은 1972년 첫 발을 내디뎠다. 1970년 팀을 떠난 셰퍼 감독은 1977년 친정팀에 복귀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이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직후여서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지 못했다.

슈틸리케호는 오랜만에 아시아의 쳇바퀴에서 이탈한다. 그래서 더 반가운 무대다. 한국은 올해 아시아권이 아닌 팀과 단 한 차례 격돌했다. 3월 31일 뉴질랜드전(1대0 승)이었다.

주장 기성용은 지난달 "이제는 아시아 팀들을 이겼다고 좋아하는 수준은 넘어야 한다. 유럽이나 남미 등 강팀과의 대결에서 대등하게 싸워야 한다. 선수들도 지금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고 감독님도 더 큰 목표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를 넘어야 세계의 벽과 부딪힐 수 있다. 2차예선 후에는 최종예선이 기다리고 있다. 다만 기성용의 말대로 아시아에 안주해서는 미래가 없다.

자메이카전은 슈틸리케호의 현주소를 재점검하는 무대다. 물론 100% 전력을 가동할 순 없다. 손홍민(토트넘)과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김승규(울산)도 소속팀의 요청으로 돌아갔다. 쿠웨이트 원정경기를 치른 터라 피로도 누적돼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플랜B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하지만 플랜A와 B를 굳이 분리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아시안컵과 동아시안컵을 거치면서 팀의 골격이 완성됐다고 했다. 실험하는 카드마다 족족 성공했다. 플랜A와 B도 골격 속에 있다. 어느 선수가 출전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어야 더 건강한 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일전을 하루 앞둔 12일 "지난 1년 동안 대표팀이 보여준 모습이 크게 만족스럽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많은 국민들이 한국축구에 실망했고, 그 뒤에 팀을 재건해서 아시안컵 준우승, 동아시안컵에서 우승을 했다"며 "자메이카와의 경기는 아시아권 국가가 아닌 팀이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 자메이카는 체력, 정신력, 플레이 스타일 등 우리가 지금까지 상대한 팀과는 다르다. 최근 아르헨티나에 0대1로 아쉽게 패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철저한 준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친선경기이기 때문에 17명 활용이 가능하다.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들은 누구나 기회가 있다. 많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