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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한 KIA, LG 선발 소사에게 시즌 10승 선물

수준급 타자를 가르는 기준이 3할 타율이라면, 선발 투수에게 10승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선발 투수로서 자존심의 하한선이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성공적인 시즌을 뜻하기도 한다.

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LG 트윈스전. KIA 임준혁과 LG 헨리 소사가 KBO리그 정규시즌 720번째 경기,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에 선발 등판했다. 포스트 시즌 진출 팀이 가려지고, 다소 맥이 빠진 마지막 경기에 나선 이유는 딱 하나다. 두 자릿수승을 위해서다. 임준혁과 소사 모두 1승만 더하면 10승 고지.

양팀 감독에 따르면, 두 선수 모두 등판을 자원했다. 지난 2004년 데뷔한 임준혁은 지난해까지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프로에 데뷔해 지난 시즌까지 8승에 그쳤다. 그런데 올시즌 에이스 양현종, 조쉬 스틴슨에 이어 3선발로 로테이션의 한축을 담당했다. 스틴슨이 어깨 통증으로 빠진 시즌 막판에는 양현종과 함께 선발진을 이끌었다.

지난달 2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선발 등판해 6⅓이닝 4실점 시즌 9승. 임준혁은 지난 3일 두산 베어스전에 중간계투로 나서 3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두산전에서 60개의 공을 던졌는데, 이틀 휴식후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김기태 감독은 "휴식이 짧은데 임준혁이 등판을 원했다"고 했다. 물론, 데뷔 첫 두 자릿수승을 위해서였다.

9위가 확정된 LG도 에이스 소사가 씩씩하게 마운드에 올랐다. 양상문 감독은 '승수에 옵션이 걸려있냐'는 물음에 "오늘 선발이 펑크가 났는데, 소사가 등판을 자청했다. 10승을 채우고 싶어서일 것이다"고 했다.

임준혁과 소사 모두 선발로서 소임을 다했으나 불펜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임준혁은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하고 1-0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내려왔다. 4회말 2사 2루에서 나지완이 중전안타를 때려 2루 주자 김주찬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강판했으나 불펜이 도와주지 않았다. 한승혁이 2실점한 뒤 김광수가 추가점수를 내주면서 1-3으로 리드를 내줬다.

소사도 7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치며 마지막까지 힘을 냈다. 불펜진이 끝까지 리드를 지켜 10승을 채웠다. 지난 9월 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9번째 승리를 거둔 후 5경기 만의 승리다. KIA가 최종전에서 소사에게 10승을 선물한 셈이다.

피말리는 5위 싸움에 지친 KIA는 4연패를 당하며 시즌을 마쳤다. 67승77패를 기록한 KIA는 한화 이글스(68승76패)에 6위를 내주고 7위로 모든 일정을 마감했다.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