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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지던츠컵]'신사의 품격' 필 미켈슨, 따뜻함에 인기 폭발

2015 프레지던츠컵이 마침내 문을 활짝 열었다.

프레지던츠컵은 개막일이 바로 갤러리가 입장하는 날이다. 오는 8일부터 시작되는 정식 대회에 앞서 6일 미국팀과 인터내셔널팀(유럽을 제외한 세계연합팀) 선수들이 연습 라운드를 돌았다. 대회 준비를 위해 문을 꽁꽁 걸어잠궜던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은 이날 갤러리에게 개방됐다.

연습 라운드임에도 불구하고 수천명의 갤러리가 골프장을 찾아 '별중의 별'들의 샷을 감상했다.

한국 갤러리에게 단연 인기가 많은 선수는 미국팀 소속으로 출전한 필 미켈슨(45)이었다. 중장년층 갤러리가 많았던 이유도 있지만 미켈슨의 방한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미켈슨은 한국팬들의 환대에 적극적으로 응대했다.

미켈슨은 영국 출신 영화배우 휴 그랜트와 닮아 여성팬들이 특히 많다. 실제로 이날 골프를 잘 모르는 한 여성팬은 미켈슨을 보고 "어머, 영화 배우가 선수로 나왔네"라며 휴 그랜트와 헷갈려했다.

미켈슨은 평소 성실하고 가정적인 이미지로 인기가 높다. '신사'라는 별명처럼 이날도 '품격'이 느껴졌다. 18번홀 그린 뒷 쪽에 몰려 있던 갤러리는 미켈슨이 걸어 나오자 사인을 받기 위해 경계선까지 밀고 왔다.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갤러리에게 다가선 미켈슨은 "혹시 이 중에 영어를 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한 남성 팬이 영어를 할 수 있다고 하자 그는 "대신 한국말로 전해달라. 여기 계신분들 모두에게 사인을 해 줄 테니 뒤에서 밀지 말아달라. 사고가 나면 큰일"이라고 말했다. 남성 팬이 그대로 전하자 몰려 있던 팬들이 환호와 박수를 치며 사인을 기다렸다.

지난 1994년 1회 대회부터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프레지던츠컵에 나선 미켈슨은 이번엔 단장 추천 선수로 뽑혀 11회 연속 출전 기록을 세웠다. 연습라운드 이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켈슨은 첫 한국 방문에 대해 "모든 분들이 친절하고 환영해 줘서 기분이 너무 좋다"며 "좋은 추억을 만들고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0년 동안은 자력으로 출전했지만 이번엔 캡틴 추천 선수로 뽑혔다. 하지만 캡틴이 뽑은 게 아니라 동료 선수들이 선택해줬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다. 선수들에게 고맙고 감명을 받았다"며 "베테랑 선수인 만큼 미국팀이 이기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의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은 양팀 12명씩 총 24명의 선수가 출전해 포섬과 포볼, 싱글 매치플레이 등의 경기로 승부를 정한다. 7일에는 대회 첫날인 8일 포섬(2명이 1조로 공 한 개로 경기하는 방식) 경기의 대진이 발표된다.

송도=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