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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화려한 유혹', 또 재벌가? 다른 낌새가 느껴진다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MBC 월화극 '화려한 유혹'이 색이 다른 상류층 이야기로 궁금증을 모았다.

지난 5일 방송된 '화려한 유혹' 첫 회에서는 남편 홍명호(이재윤)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이어 억울한 누명으로 옥살이까지 하게 된 신은수(최강희)의 불행이 그려졌다. 또 아버지 강석현(정진영)의 야망 때문에 진형우(주상욱)을 두고 다른 남자와 결혼해야 하는 강일주(차예련)의 모습이 등장하며 이들이 어떤 인연으로 엮일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화려한 유혹'은 50부작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첫 회부터 휘몰아치는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출산을 앞두고 남편과 오붓한 휴가를 즐기던 신은수는 남편의 의문스러운 죽음 이후 20억 횡령이라는 누명으로 옥살이를 하게 됐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 한 생명이 태어났고, 은수는 출소한 뒤 오로지 딸만 바라보며 억척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그런가하면 강일주와 진형우의 아픈 사랑도 눈길을 끌었다. 강석현은 일주의 정략 결혼을 통해 언론의 힘을 얻고자 했으며, 이를 위해 진형우의 목숨을 두고 딸을 협박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다른 사람과 결혼할 수밖에 없는 일주와 그런 일주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형우의 이야기가 첫 회에 짧지만 진하게 그려졌다.

평범한 여자와 상류층 얽히고설킨 관계로 끝이 아니었다. 정치가 집안의 미스터리가 더해져 더욱 흥미진진한 전개가 펼쳐졌다. 신은수에게 "강석현의 서재에 남편 죽음의 비밀이 있다"는 의문의 메시지가 전해지면서 새로운 사건이 예고된 것. 신은수는 이를 알아내기 위해 강일주의 결혼식날 그의 집에 잠입했고, 그의 서재에서 그녀의 과거와도 연관된 듯한 비밀 문서가 발견돼 궁금증을 자극했다. 또 남편과 강석현이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 충격에 빠졌다.

이후 석현의 서재에서 빠져나가던 은수는 이별의 입맞춤을 나누고 있는 일주와 형우를 발견하고 또 한 번 놀랐다. 이후 세 사람의 어린 시절이 회상처럼 스쳐지나가며 이들의 관계와 과거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예고편에서는 이들의 관계에 얽힌 비밀이 드러날 것으로 암시돼 궁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속도감 있는 전개에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더욱 힘이 실렸다. 그간 동안 외모와 특유의 발랄함으로 '로코의 여왕' 자리를 지켜왔던 최강희의 변신이 주목할만하다. 최강희는 파란만장한 삶의 주인공 신은수로 분해 첫 회부터 만삭의 임산부와 죄수, 호텔 메이드를 오가며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기가 막힌 인생에도 불구, 딸아이 앞에서는 미소를 잃지 모성애 연기까지 해내며 50부작 대장정을 이끌 여주인공다운 면모를 인증했다.

차예련은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시종일관 차분한 태도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일주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주상욱은 첫 회부터 몸에 쇳덩이를 달고 바다에 빠지는 등 열연,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정진영, 나영희, 김창완 등 중견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극에 무게를 더했다.

다만, 이들의 과거에 대해서 생략하고 먼저 현재를 이야기 한 시간 역순 배열이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는 의견도 있다. 빠른 전개가 흥미로웠으나 자세한 설명을 뒤로 미뤄둔 채 이들의 현재 모습을 강조한 첫 회가 많은 의문을 낳은 채 마무리 됐다. 이는 향후 전개를 통해 풀어가야 할 숙제로 보인다.

한편, 이 같은 폭풍 전개와 열연에 힘입어 '화려한 유혹'은 8.5%를 기록, 치열한 월화대전 속에 동시간대 2위에 안착했다. 50부라는 긴 여정 속에 '화려한 유혹'이 뻔 한 재벌가 드라마가 아닌 차별화된 이야기로 힘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