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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여자부 '공공의 적' 기업은행, 외국인선수 한국 적응기

2015~2016시즌에도 '공공의 적'은 IBK기업은행이었다.

2011년 창단한 기업은행은 자타공인 V리그 여자부 '1강'이다. 2012~2013시즌 통합우승을 시작으로 2013~2014시즌과 2014~2015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챔프전에 올라 준우승과 우승을 거머쥐었다. '원투 펀치' 박정아-김희진 등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들의 시너지 효과가 우승 원동력이었다.

올 시즌에도 기업은행의 상승세가 이어질까. 여자부 사령탑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 '이번 시즌 챔프전에 오를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여자부 감독들은 하나같이 기업은행을 포함시켰다. '공공의 적'이 돼버린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한 팀을 생각하는건 어려운것 같다. 모든 팀이 챔프전에 오를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특히 올해 외국인선수 선발 제도가 바뀌었다. 시즌 초반이 지나야 흐름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기업은행과 챔프전을 치를 것으로 보이는 상대를 꼽자면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이 유력한 것 같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새 시즌 개막을 5일 앞두고 모든 팀들은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한다. 모두가 우승을 꿈꾼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선수들은 감독과 구단에 바라는 점이 다양했다. 공통적인 것은 '외박' 횟수였다. KGC인삼공사의 미녀 레프트 백목화는 "한 달에 '투박(1박2일)'을 두 번씩 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도로공사의 베테랑 세터 이효희와 기업은행의 센터 김희진도 '휴가파'였다. "매주 외박을 받고싶다." 국내 최고의 센터 양효진(현대건설)은 해외여행을 바랐다. 유일하게 감독에게 바라는 점을 밝힌 선수는 GS칼텍스의 레프트 이소영이었다. "감독님께서 많이 웃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이소영의 애교섞인 부탁에 이성구 감독의 만면에 환한 웃음꽃이 폈다.

이번 시즌 여자부는 외국인선수 선발 제도를 바꿨다. 역대 최초로 트라이아웃을 시행했다. 6명의 미녀 외국인선수들은 한국 생활이 처음이었다. 심지어 프로선수로 뛰는 선수들도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한국 배구 뿐만 아니라 문화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었다. K-pop을 좋아한다는 GS칼텍스의 캣 벨은 "닭볶음탕과 김치를 좋아한다"며 "감독님께서 내 스윙을 고치기 위해 'OK'와 '허리'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멕시코 음식이 그립다"며 "한국 숫자를 배운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흥국생명의 장신 레프트 테일러는 "동료들이 먹을 것을 잘 챙겨줘 '배불러'라는 말을 먼저 배웠다"고 했다. 도로공사의 외국인선수 시크라는 "선수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언니'라고 불렀다"며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최장신 외국인 공격수 맥마혼(기업은행)은 "한국와서 '빨리, 빨리'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내 인생에서 '빨리'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 것 같다"며 웃었다.

한편, 한국배구연맹은 5일 NH농협과 2015~2016시즌 V리그 타이틀스폰서십을 체결했다. NH농협은 2007~2008시즌부터 9시즌 연속 프로배구의 타이틀스폰서를 맡게 됐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