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조영철 '고향팀 울산, 존재감 남기고 싶다'

"고교 시절 이후 가족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18일 울산 동구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조영철(26·울산)의 표정은 밝았다. 2007년 일본 J리그 요코하마FC에서 프로 데뷔한 이래 8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외국인 선수로 오랜기간 활동했던 조영철은 "국내에서 프로로 뛴다는 게 어떤 느낌인 지 조금은 알 것 같다"고 웃었다.

조영철은 지난 7월 28일 울산으로 이적<스포츠조선 7월 24일자 단독 보도>했다. 카타르SC에서 활약하다 자유계약(FA) 신분으로 새 둥지를 찾던 조영철은 울산과 2년 6개월 계약을 하면서 국내 무대에 선을 보이게 됐다. 2007년 요코하마FC(일본)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를 밟은 지 8년 만의 복귀다. 울산의 고교 축구 명문 학성고 출신인 조영철은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을 비롯해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올림픽대표팀 등을 거쳤고,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서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아 A매치에 나섰다. 울산에서 프렌차이즈 스타로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달 12일 FC서울전에 후반 교체 투입되면서 첫 선을 보였다. 조영철은 "고향팀의 홈 경기에 출전한다는 게 굉장히 특별한 느낌이었다"면서도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던지라 그냥 정신없이 뛰었던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주위 분들이 '잘 왔다'는 말을 많이 해주신다. 그동안 '외국인 선수'였는데 울산에선 선수들 대부분이 중-고교 시절 선후배나 동료고, A대표팀에서 생활한 경험도 있어 마음이 굉장히 편안하다. 무엇보다 코칭스태프들의 지시를 완벽하게 알아 들을 수 있는 부분도 장점인 것 같다"고 밝혔다.

사실 카타르 생활을 마치고 울산으로 돌아오는 게 순탄한 과정은 아니었다. 조영철은 ""카타르에서 시즌을 마치고 두 달간 쉬었다. 사실 일본에서 카타르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1년6개월 간 시즌을 보냈다.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쉬어보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놓고 있던 시기다. 이런 가운데 카타르에서 일방적으로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아무런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상황이었기에 몸도 마음도 혼란스러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사실 다른 중동 리그나 J리그로 돌아가는 옵션이 있었다. 하지만 K리그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가족회의를 거쳐 국내로 돌아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다른 팀의 제의가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고향팀인 울산에서 뛰면 나 스스로 뿌듯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산 구단도 나를 적극적으로 원해줬다.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다른 공격수들이 워낙 잘해주고 있어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선수 본인이 열심히 훈련 중이다. 조만간 한 번 선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며 조영철의 출전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조영철은 "감독님은 일본 축구의 세밀함과 한국 축구의 투지를 모두 강조하시는 모습"이라며 "이제 한 달 반 정도가 지나니 몸도 어느 정도 올라왔다는 게 느껴진다. 빨리 그라운드에 나서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고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아직 단 한 경기 밖에 나서지 않아 내가 K리그에 대해 평가하기는 조심스럽다. 하지만 훈련을 통해 경기 템포가 빠르고 몸싸움이 격렬하다는 점은 느끼고 있다"는 생각도 밝혔다.

울산 복귀를 통해 조영철은 A대표팀 복귀라는 과제도 풀어야 한다. 조영철은 "최근 대표팀에 이재성(23·전북) 권창훈(21·수원) 등 어린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 하지만 그들 모두 K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라며 "슈틸리케 감독님은 실력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신다. 나도 울산에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며 "슈틸리케 감독님이 통역을 통해 '이제 자주 볼 수 있으니 열심히 하라. 항상 지켜보겠다'는 조언을 해줬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의 올 시즌 캐치프라이즈는 '마이 팀(My team), 울산'이다. 울산 태생인 조영철에게 딱 들어 맞는 구호다. 조영철은 "울산이 고향이다보니 더 특별한 감정이 있는 것 같다. 울산은 언제나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올 시즌은 부진하지만 반드시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 하루 빨리 컨디션을 끌어 올려 존재감을 남기고 싶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