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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간신' 주지훈, 대본도 보기 전에 '하겠다'고 말한 이유

주지훈은 역시 주지훈이었다. 영화 '간신'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그는 특유의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민규동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 그리고 시대의 간신이라 일컬어지는 임숭재를 연기했다는 것이 그에게 더 큰 자신감을 줬다. 연산군과 임숭재라는 매력적인 소재는 배우라면 누구라도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라는 사극 작품을 했었지만 이번 작품은 전혀 새로운 사극이었다. "대사는 굉장히 길어요. 그런데 민규동 감독님은 작품을 굉장히 강하고 스피디하게 끌고 가려고 했죠. 긴 대사로 설명은 하되 강하고 빨라야 한다는 것 때문에 그동안 제가 했던 대사톤과는 조금 달랐던 것 같아요. 주위 분들이 대사톤이 많이 바뀌었다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런데 그건 민규동 감독님의 특징인 것 같아요. 그 배우가 가지고 있는데 잘 안쓰여지는 부분을 더 많이 끌어내주는 거죠. 대놓고 '내가 끌어내줄께'라고 말씀하세요."

주지훈은 이미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를 통해 민 감독과 호흡을 맞춘바 있다. 게다가 제작사인 수필름과는 네번째 작품이다. "세월이 주는 신뢰가 있는 것 같아요. 민감독님과는 너무 친해서 솔직히 이번 작품은 대본도 보지 않고 하겠다고 했어요. 나중에 '너무 힘든 작품이구나'라고 살짝 후회도 했지만요.(웃음)"

중견배우 천호진과도 처음 호흡을 맞췄다. 천호진은 임숭재의 아버지이자 간신 임사홍 역을 맡았다. "원래 말씀을 많이 안하는 스타일이세요. 하지만 중요한 부분은 콕 찝어서 조언을 해주시니까 정말 도움이 많이 됐죠."

이제 주지훈도 10년차배우에 나이도 서른넷이 됐다. "'마왕' 때 (엄)태웅이형과 함께 했는데 물론 정말 잘해주셨지만 어려운 선배였거든요. 그런데 그 때 태웅이형 나이가 서른셋이었어요. 저도 이제 현장에 가면 감독님이나 선생님들 빼면 나이가 제일 많더라고요. 그만큼 현장에서 제가 보여줘야할 것 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막 떠들면서 감정을 잡는 스타일인데 다른 배우들에게 방해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세트 밖에서 스태프들과 쥐포 오징어 구워먹으면서 수다 떨면서 그렇게 재밌게 촬영했어요.(웃음)"

좋은 작품을 했다는 뿌듯함도 있지만 아직 흥행에 대해서는 목마름이 있다. "19금 사극 최고 기록이 290만이라고 하더라고요. 제 바람은 그것만 넘었으면 좋겠어요.(웃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