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갤럭시S5에 밀리고 아이폰6에 치이고…'이재용폰' 갤럭시S6의 굴욕

"잘 팔리고 있다." vs "잘 팔리지 않는다."

와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체제에서 개발돼 '이재용폰'으로 불리는 갤럭시S6의 판매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제조사인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S6에 대한 인기가 뜨겁고 앞으로도 인기리에 판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판매를 하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은 갤럭시S6의 인기가 당초 생각했던 것만큼 뜨겁지 않다는 입장이다. 경쟁제품인 아이폰6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 이런 이유로 벌써부터 이동통신업계 일각에서 휴대폰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사장의 경질설이 나돌고 있다.

▶국내외 판매량 함구…판매 부진 의혹 키워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에 대한 이동통신사의 평가가 출시 직후 긍정적이었던 것과 달리 최근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갤럭시S6는 지난 3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첫 소개될 당시만 해도 외신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반응은 비슷했다. '이재용폰'이란 별칭까지 붙이며 삼성전자가 갤럭시S6 띄우기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신종균 사장은 갤럭시S6를 띄우기 위해 이례적으로 국내 출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 사장이 국내 출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2년 갤럭시노트2 이후 2년7개월만의 일이다. 신 사장은 국내 출시 행사에서 "갤럭시S6는 모바일 시장의 새로운 충격이 될 것"이라며 "판매량에서 갤럭시S5와 갤럭시노트4 등 전작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판매량이 경쟁제품인 아이폰6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6 및 갤럭시S6엣지는 지난 4월 10일 출시 이후 2주 만에 30만대 가량이 팔렸다. 아이폰6가 지난해 12월 출시 3일 만에 20만대 가량 팔린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저조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사활을 걸고 갤럭시S6 띄우기에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체감 판매량에선 더욱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아이폰6에 한참을 밀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배경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한몫 거들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갤럭시S6를 빨리 사면 살수록 손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때문에 이통업계는 갤럭시S6의 국내 판매량이 단기간 급상승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갤럭시S6는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상황도 녹록지 않다. 삼성전자가 당초 예상했던 판매량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시리즈는 그동안 출시 때 마다 1000만대 판매 기간을 단축해 왔다.

갤럭시S와 갤럭시S2는 1000만대 판매까지 각각 7개월, 5개월이 걸렸지만 갤럭시S4는 28일, 갤럭시S5는 25일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갤럭시S6가 갤럭시S5보다 잘 팔리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갤럭시S6가 지난 4월 10일 출시돼 삼성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1000만대 돌파는 늦어도 5월 4일 안에 이뤄졌어야 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4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글로벌 판매량을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물론 밝히지 않았다고 해서 1000만대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매 시리즈 발표이후 글로벌 판매량 1000만대 돌파 시점을 밝혔던 것과 다른 모습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판매 부진 의혹을 키우고 있다. 다만, 신종균 사장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S6 판매량에 대한 질문에 "순항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일각 신종균 사장 교체 가능성 제기

삼성전자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로 중국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13억 인구수에 걸맞게 규모의 경제가 작용되는 곳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시장으로 꼽히는 곳이기 때문.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전역에서 갤럭시S6 론칭행사를 벌이고, 체험관을 설치하는 등 마케팅 비용을 아낌없이 쏟아 붇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붙는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시장에서 올해 1분기에 점유율 9.7%를 기록, 전년대비 5% 줄었다. 특히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1위에서 올해 1분기 4위로 떨어졌다. 반면 애플은 올해 1분기에 중국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지난해부터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의 권위 있는 소비자잡지인 '컨슈머리포트'는 12일(현지시각) 영상을 통해 갤럭시S6가 갤럭시S5만 못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컨슈머리포트는 갤럭시S5는 갤럭시S6와 아이폰6를 누르고 현존하는 최고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최고의 스마트폰 제조사가 됐지만 야심작인 갤럭시S6가 전작보다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자칫 갤럭시S6가 전작인 갤럭시S5보다 못하다는 인식이 확산, 글로벌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6의 판매 부진이 신종균 사장의 퇴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이재용 체제'를 안착시키기 위해 조직 개편 때 파격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해 갤럭시S5 판매 부진으로 야기된 스마트폰 실적 악화로 지난해 무선사업부의 임직원을 감축하면서도 수장 교체는 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진 만큼 판매량에 따라 IM부문 수장 교체 가능성이 이통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통업계 관계자도 "삼성전자가 갤럭시S6 판매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판매량이 신종균 사장의 거취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출시 전부터 제기돼왔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