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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상대 왼손 대타-우투수 맞불, kt-LG전 진풍경 왜?

야구에서 데이터의 묘미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1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LG 트윈스전은 경기 막판까지 긴장감 넘치는 승부가 이어졌다. kt가 2-1로 리드를 잡고 맞은 LG의 8회초 공격. 1사 후 박용택의 중전안타, 정성훈의 우전안타, 한나한의 몸에 맞는 볼로 만루 찬스가 이어졌다.

kt 좌완 심재민이 난조를 보이며 위기를 허용했다. 이때 LG 벤치가 움직였다. 채은성 대신 대타 이진영 카드를 꺼낸 것이다. 마운드에는 왼손투수가 있는데, 좌타자 이진영을 선택했다. 왼손투수의 공은 오른손타자가 잘 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기 때문에 아무리 이진영의 방망이를 믿는다 해도 의아해 보일 수 있는 용병술이었다.

하지만 이는 충분히 납득이 가는 대타 투입이었다. 이진영은 왼손타자지만, 좌완투수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올 시즌에는 그 차이가 더 커졌다. 좌투수 상대로 타율 3할4푼1리를 기록중인데 우투수 상대로는 1할9푼6리에 그쳤다.

kt 벤치도 가만 있지 않았다. 심재민을 강판시키고, 우완 김사율을 마운드에 올린 것. 이진영이 우투수에 약한 것을 알고, 맞불을 놓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승부에서는 kt 벤치가 웃었다. 김사율은 이진영에게 포크볼 3개를 던져 3구 삼진을 잡아냈다. 하지만 LG는 대타 작전이 실패했으나,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루키 박지규가 가운데 담장을 맞히는 싹쓸이 3루타를 날리며 4-2로 경기를 뒤집었다.

수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