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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핵심 엘롯기 7-8-9위, 800만관중 노란불

'엘롯기 동맹'이라는 단어는 '중의적'이다. 2000년대 들어 나란히 암흑기를 경험한 세 팀을 통칭해 부르는 말이자, 가장 열성적인 팬들을 거느린 인기구단이라는 뜻도 일부 포함돼 있다. 애초부터 LG, 롯데, KIA가 아니었으면 이런 자조섞인 단어가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팬심으로 말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기구단들이 5월 들어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바닥을 깔아주는 형국이다. 9일 현재 롯데가 7위, KIA가 8위, LG가 9위다. 이들의 몰락은 충격파가 더하다. 소위 말하는 '전국구 구단'이다. 성적이 좋고, 멋진 경기를 펼치면 원정을 가도 팬들로 넘쳐난다. 특히 잠실구장과 문학구장의 원정석을 가득메우고 함성을 내지를 때면 홈팀 응원단이 오히려 주눅들 때도 있다. 800만 돌파를 선언한 KBO리그의 관중동원에 황색 신호등이 들어왔다.

신생팀 kt는 최근 4연승의 신바람을 냈지만 여전히 '압도적' 꼴찌다. 7승26패로 선두 삼성는 15게임차, 9위 LG에도 6.5게임차로 뒤져있다. 하지만 최근 10경기로만 놓고보면 '엘롯기'의 부진은 제일 심각하다. 롯데가 2승8패, KIA가 3승7패, LG는 1승9패에 허덕이고 있다. 4월 중순만 해도 KIA는 개막 6연승을 내달리고, 롯데는 삼성을 상대로 3연전 스윕을 하고 선두경쟁까지 벌였다. LG도 류제국, 우규민이 없는 상황에서도 5할승률을 지키고 있었다.

롯데는 허약한 불펜진 고질이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 kt와의 트레이드로 대성할 자질이 있는 포수 장성우를 내주고 미래의 에이스인 박세웅을 데려왔다. 박세웅을 선발로테이션에 합류시키고 심수창에게 뒷문을 맡기는 응급처방을 했다. KIA는 4번 나지완을 2군으로 보냈다. 마무리 윤석민은 볼이 왔다갔다하고, 타선의 응집력은 둔화됐다. 최희섭 이범호 등의 방망이도 시즌초반과는 다르다. 외국인투수들도 특징이 없다.

LG는 총체적 난국이다. 설렁 설렁 분위기에 팬들이 발끈하고 있다. 류제국이 돌아왔지만 '수수깡 방망이'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시즌 초반 마무리 봉중근이 경기를 날리곤 했지만 이제는 리드하는 상황을 접하는 것마저 쉽지 않다.

올해 한화가 돌풍을 일으키며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관중동원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협소한 대전구장보다는 대형 홈구장을 가지고 있는 엘롯기가 일어서면 효과가 한눈에 드러난다. 9일 현재 KBO리그 입장관중은 162경기에서 173만3275명이다. 지난해 동기, 동구장 대비 마이너스 4%(2014년 180만1079명)다. 하지만 kt 경기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11% 정도 마이너스다. 경기당 평균 입장관중은 지난해 1만 1118명에서 1만699명으로 다소 줄었다. 그래도 지난달 18일 기준에서 보면 kt경기를 포함한 상태에서 전년 대비 마이너스 12%에서 마이너스 4%로 8%를 회복시켜 관중동원은 완만한 증가세다. 비도 잦고 추웠던 4월에 비해 5월은 맑은 날도 많았고, 기온도 많이 올라갔다. 눈에 띄게 관중이 는 것은 사실이다.

다른 곳은 관중이 다 늘고 있는데 유독 관중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세 구단이 있다. 엘롯기다. LG는 4월 18일까지는 전년대비 5% 증가였는데 9일 현재 30만6793명으로 전년대비와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왔다. 5% 마이너스인 셈이다. KIA는 4월 18일에는 전년대비 19% 마이너스였는데 20여일만에 29% 마이너스가 됐다. 롯데 역시 2% 감소에서 7% 감소로 관중이 줄었다. 같은 기간 한화는 28% 마이너스에서 4% 플러스, 두산은 25% 마이너스에서 8% 마이너스로 잃었던 관중을 재빨리 찾고 있다. 다른 구단은 날씨와 주말경기 유무 등으로 변수는 있지만 눈에 띄는 수치변화는 없었다. 엘롯기의 행보에 따라 향후 관중동원 결과가 판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구장별 관중 현황 변화(5월9일, 4월18일)

한화 18경기 16만3531명(전년대비 +4%, 이하 5월9일) 4월18일까지 전년대비 -28%

LG 16경기 30만6793명(비슷) 4월18일까지 전년대비 +5%

KIA 15경기 16만1592명(-29%) 4월18일까지 전년대비 -19%

kt 18경기 13만698명(신생팀)

롯데 16경기 21만2567명(-7%) 4월18일까지 전년대비 -2%

NC 17경기 12만104명(비슷) 4월18일까지 전년대비 +2%

두산 17경기 29만6924명(-8%) 4월18일까지 전년대비 -25%

SK 12경기 11만5582명(-41%) 4월18일까지 전년대비 -54%

삼성 15경기 10만9450명(-7%) 4월18일까지 전년대비 -5%

넥센 18경기 11만6034명(-7%) 4월18일까지 전년대비 -22%

합계 162경기 173만3275명(-4%) 4월18일까지 전년대비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