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LG에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역전패한 마지막 3차전이 아쉽지만, 다행스러운 결과다.
부상악재가 많은 두산이다. 게다가 중간계투진은 여전히 어지럽다. 이런 상황에서 건진 잠실 라이벌전 위닝 시리즈다.
일단 최악은 면했다. 두산은 2일 삼성전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8회 빅 이닝을 허용하며, 3대5로 패했다. 이런 패배는 1패 이상의 후유증을 남긴다. 게다가 장원준과 김강률이 연속 이탈한 상황이라 그 후유증의 크기는 만만치 않아 보였다. 자칫 추락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었다.
여전히 두산의 뒷문은 어지럽다. 6일 두산은 또 다시 '1패' 이상의 역전패를 당할 뻔 했다. 9회 2실점한 뒤 절체절명의 위기를 이병규의 병살타로 겨우 넘어섰다.
9회 이현호를 내세웠다. 연속 4구. 그리고 노경은이 나왔다. 2타자를 맞아 안타 1개와 또 다시 4구.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던 이현호. 그리고 부활을 다짐하고 있는 노경은. 절체절명의 승부처에서 이들은 또 다시 믿기 쉽지 않은 카드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교체 타이밍도 그렇게 좋지 않았다. 특히 제구력이 여전히 불안한 노경은을 무사 1, 2루 상황에서 기용한 부분은 두산 뒷문의 혼란함을 나타내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그렇다고 마땅한 카드가 있는 것도 아니다. 7일 두산은 LG와의 연장 접전 끝에 패했다. 9회부터 나온 윤명준이 2⅔이닝을 던져 4구 3개, 3안타를 맞았다. 2실점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연투를 했던 윤명준은 시즌 초반보다 구위를 상당히 회복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문제는 연장 승부와 같은 피말리는 1점 차 경기에서 상태가 좋은 윤명준을 교체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집단 마무리 체제로 가겠다"고 말했다. 여전히 틀은 있다. 일단 함덕주와 이재우가 나선 뒤 윤명준이 나서는 식이다. 여기에 김강률이 빠진 자리에는 이현호가 들어오기도 한다.
'집단 마무리'에 대한 언급은 그만큼 중간계투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카드가 없다는 의미다. 그날 그날 상황에 따라 컨디션이 좋은 중간계투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두산의 필승계투조 교체 시스템을 다시 정립해야 하지만, 정답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정한 틀이 없다면 혼란함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딜레마가 쌓여 있는 두산의 뒷문이다. 어떤 식의 돌파구가 마련될 지 궁금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