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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합' 양하은-쉬신 銀 확보,세선 혼복 결승행

'한중 연합' 양하은(21·대한항공, 세계랭킹 21위)-쉬신(25·중국, 세계랭킹 2위)조가 쑤저우세계선수권 혼합복식 은메달을 확보했다.

30일 밤(한국시각) 중국 쑤저우 인터내셔널 엑스포센터에서 펼쳐진 2015년 쑤저우세계탁구선수권 혼합복식 준결승에서 양하은-쉬신조는 홍콩의 웡춘팅-두호이킴조를 4대1(11-6, 11-5, 9-11, 11-5, 11-9)으로 꺾었다. 양하은의 물흐르는 듯 매끄러운 연결에 쉬신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연달아 작렬했다. 양하은의 막판 범실로 3세트를 내줬지만 4세트 양하은이 적극적인 공세로 나섰다. 쉬신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결정구로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5세트 쉬신과 양하은이 번갈아 공격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 오후 이상수-서현덕조의 남자복식 동메달에 이어, 혼합복식 은메달을 확보했다.

세계탁구선수권 개인전, 단체전은 격년제로 열린다. 짝수 해에는 단체전, 홀수 해에는 개인전으로 펼쳐진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이번 개인전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깜짝 흥행카드를 발표했다. '세계 최강' 중국의 메달 독식을 막고, 탁구의 재미와 인기를 끌어올리는 흥행요소로 남녀 복식과 혼합복식 운영 방식에 적극적인 변화를 꾀했다. 각국 남녀 엔트리 5명 가운데 2개조가 출전하는 복식 종목에서 1명의 선수는 중국 톱랭커와 손발을 맞출 수 있도록 했다.

세계 최고의 복식 에이스, '왼손의 달인' 쉬신과 '대한민국 여자탁구의 희망' 양하은이 한중 혼합복식조로 낙점됐다. 인천아시안게임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쉬신과 인천아시안게임 여자단식 동메달리스트 양하은의 조합이 완성됐다.

한국대표팀은 이번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중국대표팀 2군 선수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비밀 전지훈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류궈량 중국대표팀 감독은 혼합복식에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단순한 이벤트성이 아닌 진검승부의 의지를 드러냈다. 양하은에게 부담감을 내려놓을 것을 주문했다. 쉬신의 플레이 특성을 설명하고, 양하은이 준비해야할 부분을 조언했다. 영리한 양하은은 짧은 기간동안 쉬신의 플레이에 폭풍적응했다.

쉬신도 양하은을 적극 배려했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양하은의 목표를 물었다. "네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게 해주겠다"고 호기롭게 약속했다. "혹시 실수가 나오거나 잘 안되더라도 그건 네 실수가 아니라 내 실수다. 그러니 마음놓고 치라"며 양하은의 자신감을 북돋웠다. 경기내내 류궈량 감독과 안재형 한국남자대표팀 코치의 벤치 호흡도 눈길을 끌었다. 중국 탁구스타 출신 자오즈민의 남편으로 중국어에 능통한 안 코치와 류궈량 감독은 좋은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함께 박수를 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제자들을 격려했다. 류궈량 감독의 벤치 지시를 안 코치가 양하은에게 통역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인천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 전국남녀종합대회 우승자인 양하은은 파트너 쉬신과 함께한 경기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지난 2월 쿠웨이트-카타르오픈 여자단식에서 연속 8강에 진출한 상승세를 세계선수권에서도 이어갔다. 쉬신 특유의 파워 드라이브와 양하은 특유의 영민한 경기운영, 연결력, 결정구가 녹아들며 승승장구했다.

양하은의 결승 진출로 한국은 개인전 2회 연속 결승행에 성공했다. 2년전인 2013년 파리 대회에선 박영숙-이상수조가 혼합복식 결승에 진출해, 북한 김혁봉-김 정조와 남북대결끝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중 연합이긴 하지만, 양하은이 1일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레전드' 유남규-현정화조의 1989년 도르트문트 대회 금메달 이후 16년만의 혼합복식 금메달이 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