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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불패-원정무승' 제주의 두 얼굴

홈에서는 3승1무, 원정에서는 1무2패. 제주 유나이티드의 두 얼굴이다.

올시즌 조성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제주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시즌 호평을 받았던 수비는 리그 최소실점(3실점)으로 한층 견고해졌고, 강수일 배기종의 원대복귀와 까랑가, 로페즈 두 외국인 공격수의 영입으로 공격진도 무게를 더했다. 어느 팀에게도 밀리지 않는 경기력 자체는 분명 인상적이다. 하지만 순위는 5위(승점 11)로 지난해 마지막 성적표와 달라지지 않았다. 홈과 원정 사이의 간극 때문이다.

제주는 18일 전북전에서 0대1로 패하며 올시즌 원정 첫 승 달성에 또 다시 실패했다. 제주는 전남 원정 무승부(1대1) 이후 원정 2연패에 빠졌다. 물론 서울(0대1)과 전북이라는 만만치 않은 팀이었다. 하지만 내용이 좋았기에 더욱 아쉬운 패배였다. 서울전은 내용면에서 앞섰지만 실수 한번에 무너졌고, 전북전도 잘 싸우고도 석연찮은 판정과 결정력 부족으로 눈물을 흘렸다. 원정에서의 부진과 달리 홈에서는 극강의 모습을 보이는 제주다. 3승1무로 무패다. 내용은 더 좋다. 4경기에서 8득점을 하는 동안 단 1실점만을 내줬을 뿐이다.

제주는 박경훈 전 감독 시절에도 원정 부진으로 고생한 바 있다. 2010년 준우승 이후 고비마다 원정 부진에 발목을 잡혔다. 목표로 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한번도 진출하지 못한 이유는 원정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조 감독은 체력 보강과 로테이션 정책 등 원정 부진에 대한 해법을 준비했다. 주축 선수들을 아끼고 총력전을 선언한 전북전 패배는 그래서 더욱 아쉽다. 조 감독의 원정 부진 타파는 아직까지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조 감독은 "내용이 안좋으면 그에 따른 처방을 할텐데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도 못이기니까 답답하다"고 했다.

조 감독은 일단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강조할 생각이다. 원정 부진이 징크스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내용보다는 집중력, 운 등 외적인 부분이 큰 영향을 끼친만큼 팀 전체에 긍정의 분위기를 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조 감독의 판단이다. 조 감독은 "올시즌 한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반드시 원정 징크스를 넘어야 한다. 일단 눈 앞의 한경기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