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ERA 33 휘청 봉중근, '클로저'를 계속 하는게 맞다

베테랑 클로저 봉중근(35·LG 트윈스)이 2015시즌 KBO리그 초반 고전 중이다. 3경기에 등판, 총 1⅓이닝 동안 홈런 2방에 5실점(5자책), 1세이브1패(1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이 4.50이다.

봉중근의 이름값과 현재 스탯(기록)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2008년부터 내리 3년, 선발 투수로 10승 이상씩을 기록했다. 그리고 2012년 마무리로 변신, 이후 지난해까지 3년간 총 94세이브를 올렸다.

하지만 봉중근은 이번 시즌 출발이 이상하리 만큼 나빴다. 지난달 29일 광주 KIA전에서 아웃카운트를 하나를 못잡고 필에게 투런포를 맞았다. 평균자책점이 무한대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3일 잠실 삼성전서 ⅓이닝 동안 2안타 1실점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81로 나타났다. 그리고 4일 잠실 삼성전서 3-0으로 리드한 9회 등판, 최형우에게 또 투런 홈런을 맞았다. 1이닝 2실점. 추가 실점을 막아 첫 세이브를 올렸고, 평균자책점은 33.75로 떨어졌다. 비록 홈런을 맞고 실점했지만 투구 이닝이 많아지면서 평균자책점은 많이 줄었다.

양상문 LG 감독은 봉중근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 그는 "봉중근 같은 선수도 두번 정도 고전하면 어려운 상황에서 부담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구위가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예전의 봉중근 모습이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양상문 감독은 투수 출신으로 그 누구 보다 투수들의 심리와 밸런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실제로 봉중근의 구위는 등판을 거듭할수록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직구 구속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봉중근은 KIA전에선 필에게 높은 직구를 던졌다가 홈런을 맞았다. 3일 삼성전서 박한이에게 맞은 결승타의 구종은 변화구였다. 최형우에게 포크볼을 던졌다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홈런이 됐다.

봉중근의 변화구 결정구가 위력을 발휘하려면 직구의 구속이 더 올라와야 한다. 130㎞후반 또는 140㎞초반 구속으로는 승부처에서 타자들의 힘과 스피드를 제압하기 어렵다. 봉중근의 직구 구속이 140㎞ 중반까지만 올라와도 이렇게까지 불안감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봉중근은 기본적으로 구위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파워 피처는 아니다.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과 수 싸움 그리고 제구력으로 승부했다.

양상문 감독 입장에선 봉중근이 이 정도 흔들린다고 해서 섣불리 그의 역할을 변경하기 어렵다. 그에게 다른 보직을 주면 새 클로저를 뽑아야 한다. 이 경우 다른 불펜 투수들의 역할까지도 손을 대야 한다. 물론 구위가 좋은 셋업맨 이동현, 정찬헌 등이 봉중근 앞에 버티고 있다. 정찬헌은 LG의 미래를 책임질 마무리감이다. 봉중근이 최악의 경우 클로저를 다른 선수에게 넘긴다면 이동현이 최우선 순위가 될 것이다.

봉중근은 슬로 스타터로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봉중근의 몸상태가 시즌 초반 완벽해 보이지 않다고 말한다. LG 구단 관계자들도 봉중근이 아주 좋은 몸상태에서 시즌을 시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봉중근은 지금 부진하더라도 갈수록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부 팬들은 봉중근의 초반 부진에 당장 2군으로 내려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양 감독은 적어도 지금은 봉중근에게 더 기회를 주겠다는 게 입장이다. 좀더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