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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이 EPL 꼴찌보다 낮다니' 英중계권 돈잔치에 스페인 씁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이 천문학적인 중계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세계 축구리그의 쌍벽으로 불리는 프리메라리가의 초라함이 함께 부각되고 있다.

스페인 언론 아스는 11일(한국 시각) 지난 2013-14시즌 유럽 5대리그의 팀별 중계권료 수익을 공개했다.

공개된 수익에서 EPL은 압도적인 시장규모를 과시하고 있다. 중계권료 1위 리버풀은 무려 1억1700만 유로(약 1456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맨체스터시티(맨시티)와 첼시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강등된 노리치시티와 풀럼, 카디프도 7500만 유로(약 933억원) 규모의 수익을 가져갔다.

EPL 중계권료 1위팀이 최하위 팀에 비해 약 1.5배 정도의 중계권료를 가져간다. 인기나 성적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유럽에서 가장 공평하게 나눠갖는 리그다. 분데스리가 역시 EPL에 비하면 1/4 규모의 중계권료를 1위팀과 꼴찌팀이 약 1대2의 비율을 알차게 나눠먹는다.

이에 가장 대조되는 것은 단연 프리메라리가다. 이른바 '쌍벽'으로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각각 1억4000만 유로(약 1742억원)의 압도적인 돈을 쓸어간다. 이들의 중계권료 수익은 중계권 규모가 2배가 넘는 EPL 1위팀을 뛰어넘어 유럽 전체에서 공동 1위다.

반면, 3위 발렌시아와 4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부터는 금액이 급격히 소박해진다. 4800만 유로(약 597억원)의 발렌시아와 4200만 유로(약 523억원)의 AT마드리드는 EPL 수익 꼴찌 카디프의 6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알메리아와 그라나다, 엘체 등은 고작 1800만 유로(약 224억원)을 가져갈 뿐이다. 이들과 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의 수익 비율은 1대7.7에 달한다.

1800만 유로면 어지간한 리그 A급 선수 1명의 몸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돈이다. 자연히 약팀은 더욱 약하고, 강팀은 더욱 강해지면서 높은 인기를 유지하는 리그 구조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프리메라리가가 EPL에 비해 하위권 팀의 깜짝 반란이나 신흥 명문의 부각이 이뤄지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쌍벽'은 EPL팀들과의 돈싸움에서도 우세하지만, 나머지 팀들은 꼼짝없이 '셀링클럽'이 될 수밖에 없다.

세리에 A는 1위팀 유벤투스가 꼴찌팀 사수올로보다 5.25배 많은 중계권료를 가져가 프리메라리가 다음에 랭크됐다. 르샹피오나의 파리생제르맹(PSG)과 아자시오는 1대3.5의 비율로 중간에 위치했다.

리그 경기가 더 치열하다보니 EPL의 중계권료는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EPL 측은 11일 2016년부터 2019년까지의 3시즌 중계권료로 역대 최고액인 51억3600만 파운드(약 8조5473억원)를 받는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향후 EPL 하위팀과 프리메라리가 상위권 팀의 수익 차이가 더욱 벌어질 예정이다. 스페인 축구 관계자들의 입가에서 씁쓸함이 가실 수 없는 이유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