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넥센 강지광 '내 역할은 타격, 홈런 치겠다'

"제가 강씨 계보를 잇도록 하겠습니다."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40홈런 타자 한 명을 잃었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지난 시즌 팀 홈런(199개)의 5분의 1이 사라지게 됐다. 누구 한 명이 강정호의 역할을 대체하는 건 힘들다. 9명의 선수들이 나눠 맡아 40홈런을 채워야 한다.

넥센이 강정호의 공백에도 크게 염려하지 않는 건 그럴 만한 자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지난해 불의의 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긴 외야수 강지광(25)에 대해 거는 기대는 크다.

강지광은 지난해 5월 22일 1군 데뷔전에서 부상을 입고 말았다. 대타로 타석에 나간 뒤 이어진 수비 때 우익수로 나갔다가 뜬공 처리 도중 중견수 이택근과 부딪혀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은 강지광은 1타수 무안타 1삼진의 기록만을 남기고 시즌을 마감했다.

강지광의 공백이 아쉬웠던 건 그가 시범경기 때 가공할 만한 파워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강지광은 시범경기 때도 12경기서 타율 2할9푼4리 3홈런 5타점으로 펀치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맞이하자마자 2군에서 손가락 부상을 입었고, 1군에 올라와서 곧장 시즌아웃되는 불운을 맛봤다.

올해 스프링캠프는 재활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처음 운동하는 시기다. 애리조나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강지광은 "사실 다치고 처음 운동하는 거라 걱정도 많이 하고, 기대도 많이 됐다. 내가 계획했던 것보다 잘 되고 있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캠프를 시작할 때만 해도 '아프지만 말자'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페이스가 좋다. 욕심을 부릴 만도 하다. 지난해 팀은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하며 승승장구했으나, 정작 기대를 모았던 강지광은 그 자리에 없었다.

강지광은 "지난해 우리 팀이 잘 하지 않았나. 다친 상태에서 지켜보는 게 많이 아쉬웠다. 마음의 상처도 있었는데 지금은 운동하면서 모두 씻어내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워낙 잘하는 선배님들이 많고, 기록들도 많이 나오는 걸 보면서 나도 내심 욕심이 생겼고, 자극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지 않고 캠프를 잘 마치자는 마음으로 왔는데, 지금은 작년보다 컨디션이 더 좋기 때문에 1차 캠프가 끝날 때 목표를 재설정해 2차 캠프 때도 목표한 바를 다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목표는 역시 타격, 그 중에서도 '홈런'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다치지 않는 것이다. 주위에서도 다치지 않으면 한 시즌 잘 보낼 것이라고 말씀해주신다. 시즌 때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타격 쪽에 있다. 홈런을 많이 치고 싶다"고 했다.

홈런을 목표로 잡은 건 역시 강정호의 공백이 컸다. 강지광은 "올 시즌 정호형이 없어서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내가 강씨 계보를 이어 빈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 팀 선수들 모두 우승이 목표인데, 나도 큰 힘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