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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챔피언' 영광 지운 대전, 화두는 생존

시민구단 대전의 2014년은 찬란했다.

챌린지(2부리그)의 '절대 1강'으로 군림하며 고공비행 했다. 브라질산 폭격기 아드리아노는 27골이라는 엄청난 활약으로 챌린지 무대를 주름 잡았다. 김찬희 임창우를 앞세운 오른쪽 공격은 상대 공포의 대상이었다. 대전 프렌차이즈스타 계보를 이은 '로컬보이' 서명원과 '레전드' 김은중까지 가세하면서 시즌 내내 바람몰이를 했다. 강등의 아픔을 챔피언의 환희로 바꿔 놓으면서 17년 구단사에 한 획을 그었다.

챌린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지 3개월이 흘렀다. 4일 일본 가고시마 동계 전지훈련 캠프에서 만난 대전은 더 이상 '챔피언'이 아닌 '도전자'였다. 과거의 영광을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큰 폭의 변화 속에 싸우고 있다. 임창우는 원소속팀 울산으로 복귀했고, 김은중은 투비즈(벨기에)로 지도자 연수를 떠났다. 주축 미드필더였던 정석민 황진산도 떠나면서 공백이 크다. 오승훈 윤신영 윤준성 황인범 김다솔 등 보강 폭은 넓었지만, 선발 라인업 윤곽도 그만큼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보강도 아직까지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조진호 대전 감독의 한숨이 깊다. "초반부터 부상자가 나오고 있고, 외국인 선수 합류도 늦어지고 있다. 완벽하게 윤곽을 잡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

2시간 훈련 내내 긴장감이 넘쳤다. 조 감독과 김영민 수석코치는 선수들의 움직임 속에 빈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애썼다. 직접 시범을 보이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선수들도 "나가!" "움직여야지!" 등 연신 고함을 외치면서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는 듯 했다. 이들에게 챔피언의 자존심은 없었다. 생존의 절박함은 그만큼 컸다.

생존을 위한 승부수는 '냉정한 현실 진단'과 '경험'이다. 대전은 가고시마에서 실전 위주의 훈련을 잡았다. J리그 최강 우라와와의 맞대결도 기다리고 있다. 우라와전이 현실 진단의 기회라면, J2 교토전은 생존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무대다. 조 감독은 "부상자가 많아 다소 조심스럽긴 하지만, 최선을 다해 장단점을 파악하며 시즌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공격수 김찬희는 "시즌 뒤 많은 변화가 일어나며 어수선한 분위기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클래식에서의 싸움은 우리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후회없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가고시마(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