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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사격 김상도, 방황 날려버린 은빛 총성

너무나도 값진 은메달이었다. 그동안의 어려움이 눈앞에 지나갔다. 가슴이 떨려왔다. 든든한 형과 믿음직한 막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로 손을 잡았다. 김상도(27·KT)에게 23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절대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김상도는 한진섭(33·한화갤러리아) 김현준(22·한체대)과 함께 나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 공기소총에서 1867.6점을 기록, 은메달을 따냈다. 김상도는 626.1점을 쏘면서 한국팀 내 최다점수를 기록했다. 본선 4위로 결선에 올랐다. 결선에서는 아쉽게 6위로 마감했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았다. 김상도는 가슴 한켠에 아픔을 묻고 살아왔다. 한 때 잘나가는 공기소총 선수였다. 2007년 경희대 재학시절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이내 아픔이 찾아왔다. 2008년 개인과 학교 사정이 안좋아졌다. 학교 장학금을 박탈당했다. 기숙사에서도 쫓겨났다. 훈련을 할 수가 없었다. 간신히 경기만 나갈 정도였다. 실력은 급강하했다. 태극마크도 내놓았다. 2009년 겨울 입대를 결심했다. 어머니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어머니는 "지금 당장만 보고 실망하지 말자. 먼 훗날을 보고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경찰 사격단에 들어갔다. 정기적인 훈련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2011년 전역한 김상도는 2012년 결혼했다. 그리고 슬하에 4살, 2살 아들을 두었다. 가족은 자신의 삶에 새로운 이유가 됐다. 두 아들과 아내를 보고 있으면 없던 힘도 다시 생겼다. 김상도는 다시 이를 악물었다. 훈련을 거듭했다. 결국 2013년 10월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진천선수촌에서도 악바리처럼 훈련을 거듭했다. 9월초 출전했던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 김상도는 한진섭 김현준과 함께 1876.4점으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4위에 올랐다. 이 상승세를 몰아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메이저대회에서 입상한 김상도는 이제 목표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으로 삼았다. 지난 10년간 한국 공기소총은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 김상도는 이 아픔을 깨고자 했다. 그는 "계속 훈련에 매진해 꼭 올림픽쿼터를 따고 싶다. 올림픽에 나간다면 메달에도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