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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표 미스테리 사극 '비밀의 문', '뿌나' 성공 이을까?

배우 한석규가 3년 만에 미스터리 사극으로 돌아온다.

한석규는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진행된 '비밀의 문'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한석규는 이 자리에서 "연기 전공자들에게 '리어 왕'은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작품이다. 나역시 어린시절 욕심을 낸 작품"이라며 "(영조는) 그때보다도 뿌리깊게 나를 흔든 인물"이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앞서 2011년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이도) 역을 맡았다. '뿌리깊은 나무'는 훈민정음 반포를 앞두고 집현전에서 벌어진 알 수 없는 사건과 음모를 다룬 미스터리 사극으로 20%(닐슨코리아 기준) 대 시청률로 선전했다. 사실을 바탕으로 미스터리한 상상력이 가미된 사극이라는 면에서 '비밀의 문'과 비슷한 장르다. 한석규가 한 번 더 미스터리 사극으로 영광을 차지할 수 있을까.

▶비극적인 스토리가 주는 흡인력

이보다 비극은 없다 아들을 죽인 비정한 아버지 영조(한석규)와 미침증에 걸려서 뒤주에 갇혀 죽은 것으로 알려진 비운의 왕자, 사도세자(이제훈)의 참혹한 가족사를 다룬다는 것 자체가 눈길을 모은다. 여기엔 아들보다 중요한 왕권 보존에 이유가 있었다. 위태로운 왕과 왕을 주무르는 권력자들, 모든 이에게 공평한 시대를 열어주고 싶었던 진보적인 세자의 정치적 갈등이 내포돼있다. 거기에 왕실을 둘러싼 살인사건까지 펼쳐지며 사건은 걷잡을 수 없게 커져간다.

연출을 맡은 김형식 PD는 '비밀의 문'에 대해 한 마디로 "재밌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김 PD는 "조선왕조의 비극인 사도세자의 죽음을 다뤘다. '아버지는 왜 아들을 죽였나'라는 의문으로 시작한다. 정조가 왕위를 계승하며, 생기는 비밀과 세자가 어떻게 죽음에 이르렀나를 밝힌다. 일반적으로 사극에서 보는 정치적인 이야기와 미스터리와 멜로 등을 가미한 여러가지 이야기와 볼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 영조(한석규) vs 사도세자(이제훈), 연기력 배틀이 관건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죽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있으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도세자의 성격과 업적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그의 아내가 기록한 한중록에는 흉악한 병에 걸린 광인으로, 사관이 기록한 영조실록에는 15세에 대리청정을 시작하여, 28세에 이르기까지 정사를 무리없이 이끌고 간 왕재로 기록된 인물이다. 이 드라마에서 사도세자는 후자 쪽 기록에 무게를 둔다. 탕평과 균역의 군주인 아버지 영조를 존경한 인물, 고른 세상을 꿈 꿨던 새시대의 진보 세력, 그의 가파른 삶을 설득력있는 연기로 보여주는 게 관건이다.

이제훈은 "사도세자에 대해 이처럼 자세하고 깊이 다룬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며 "영조와 사도세자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기에 그렇게 비극적인 결말에 도달했는데 항상 궁금했었다"며 선택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사도세자와 대립을 이루는 영조 역할을 맡은 한석규는 "연기는 사람,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라며 "그런 면에서 영조는 어떤 왕이었을지, 왜 아들을 죽였는지, 죽을 땐 어떤 생각을 했는지가 문득 궁금해졌다"고 웃음지었다. 이어 "연기를 할수록 '어떻게 하면 연기를 하지 않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되도록 그 사람 자체를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평생 무수리의 아들이자, 형을 죽이고 얻은 권력이라는 정통성 시비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았던 영조, 그는 복심을 눈물로 포장한 정치 9단이었다. 아들보다 더 중요했던 왕권에 대한 강박이 한석규의 무게감있는 연기로 어떻게 표현될 지 궁금하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