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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이 이동국에게 '지팡이 짚을때도 옆에 있어줘'

"대단해요. 동국 아저씨."

최강희 전북 감독이 전북에서만 통산 100골을 넣은 '라이언킹' 이동국(35)에게 찬사와 함께 고마움을 전했다. 이동국은 16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의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에서 득점, 2009년 전북 이적 이후 100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프로축구 사상 한 팀에서 100골을 넣은 선수는 데얀(서울·122골), 김현석(울산·110골), 윤상철(안양LG·현 서울·101골)에 이어 이동국이 4번째다. 최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환한 미소로 제자를 반겼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 함께하며 이뤄낸 위대한 업적에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직접 대면해서는 마음속에 있는 얘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최 감독은 이동국을 위한 축하의 메시지를 스포츠조선에 글로 전해왔다. 최 감독이 작성한 메시지에는 '애제자' 이동국을 향한 애정과 놀라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최 감독 특유의 위트도 잊지 않았다. 최 감독은 평소 30대 이상 베테랑 선수들을 부를 때 '아저씨'라는 호칭을 함께 사용한다. 메시지에도 그의 말투가 고스란히 녹여져 있었다. 다음은 최 감독의 메시지 전문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대단한 동국 아저씨에게>

벌써 나하고 함께 한지가 6년이나 됐네요. 6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전북의 역사가 새롭게 쓰여지고 있고 아직도 그 중심에서 활약해주고 있는 아저씨가 참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여러 선수들이 전북의 역사를 함께 해왔지만 과연 동국 아저씨가 없었으면 이런 역사를 이룰 수 있었을까. 개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전북에 왔지만 첫 시즌부터 지금까지 엄청난 K-리그의 기록들을 세워가고 있어서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한 팀에서 100골을 넣기가 쉽지 않은데 그 짧은 시간에 100골을 넣은 건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참 신기해요. 스트라이커는 30대 초반에 다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순발력도 떨어지고 체공력도 떨어지는데 동국 아저씨는 지금도 전성기에요. 어떻게 하길래 그런지 모르겠네. 다섯 명 자녀의 위력인가? 나도 조금만 애를 더 낳았으면 선수 생활을 더 할 수 있었을텐데, 힘이 없었네요.

나랑은 어떻게 보면 가족 이상의 관계네요. 끈끈한 믿음, 신뢰가 생겼기 때문에 항상 믿고 있어요. 그 신뢰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게 아닌가 싶고. 지금도 대단하지만 앞으로도 부상 없이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할 때까지 잘해주기를 바라고 있어요. 우리가 언제까지 함께 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지금 같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고, 혹시 내가 지팡이 짚고 감독하고 있더라도 내 옆에 있어주기를 바라요. 축하하고 고마워요. -최강희 전북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