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안스.
벨기에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H조 최종전을 마치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 나가는 김보경(25·카디프시티)의 얼굴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생애 첫 월드컵은 아픔이었다. 교체카드로 제 몫을 하지 못한 채 16강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김보경은 "오늘 경기는 부담 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결과가 따라주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교체카드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실망스럽다. 감독님께 죄송하다"며 "선수들은 좋은 능력을 갖고 있었다. 월드컵이라는 대회는 쉽지 않은 무대"라면서 "선수들에게 좋은 약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선수들이 젊은 만큼 좋은 교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 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자신의 책임을 강조한 부분을 두고는 "선수들을 지키는 게 감독님의 임무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신 것 같다"며 "선수들이 감독님을 잘 따라 좋은 결과를 내려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상파울루(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