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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송진우가 본 찰리와 배영수 기록

최근 프로야구에는 두 개의 귀중한 기록이 세워졌다.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찰리가 지난 24일 LG 트윈스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했고, 삼성 라이온즈 배영수는 25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개인통산 120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노히트노런은 지난 2000년 5월 18일 해태 타이거즈전에서 한화 이글스 송진우(48·한화 2군 투수코치)가 달성한 이후 무려 14년만에 나온 '진귀한' 기록이다. 찰리가 역대 11번째 노히트노런의 주인공이 됐다.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다.

역대 통산 최다승 기록은 송진우의 210승이다. 송진우는 유일하게 통산 200승을 넘긴 투수다. 이 부문 2위는 정민철(한화 1군 투수코치)로 161승을 쌓았다. 뒤를 이어 이강철(넥센 수석코치)이 152승, 선동열(KIA 감독)이 146승을 기록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배영수는 역대 13번째로 120승 고지를 점령했다.

노히트노런과 통산 최다승, 송진우 코치가 새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송진우는 다른 부문서도 독보적인 기록을 남겼다. 통산 상대타자수(1만2708명), 투구이닝(3003이닝), 탈삼진(2048개)에서도 최다 기록을 가지고 있다. 송진우는 현역 시절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투구이닝에 애착이 간다"고 했었다.

세광고와 동국대를 졸업하고 지난 1989년 빙그레 이글스(한화 전신)에 입단한 송진우는 2009년까지 이글스에서만 활약했다. 통산 21시즌을 던진 셈이다. 역대 투수 가운데 가장 오랜 세월, 마운드에 오른 선수가 송진우다. 송진우는 입단 후 90년대 초반까지는 전천후로 활약했다. 선발, 중간, 마무리를 가리지 않았다. 당시는 투수 분업화가 세밀하게 이뤄지지 않은 시대. 1992년에는 48경기에서 19승8패, 17세이브를 올렸는데, 완투가 4번이나 됐다. 1990년에는 50경기에 나가 38세이브포인트로 구원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선발에 전념한 것은 1995년부터다. 그 무렵 구대성이 마무리 투수로 주가를 높이고 있었다. 송진우는 한화를 대표하는 선발로 승승장구했고, 1999년에는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02년에는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220이닝을 던지면서 18승7패, 평균자책점 2.99를 기록, 부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내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만 40세가 되던 해인 2006년 송진우는 대망의 200승 고지를 밟았다. 8월 29일 광주에서 열린 KIA전에서 5이닝 5안타 1실점으로 승리를 따내며 사상 첫 200승 투수가 됐다. 송진우 '야구 역사'의 정점을 찍는 순간이었다. 생활면에서는 철저한 자기관리, 신체적으로는 타고난 유연성, 정신적으로는 열정적인 승부근성이 현역 21년간 그를 지탱해준 힘이었다.

송 코치는 찰리와 배영수의 기록 달성을 반겼다. 송 코치는 찰리의 노히트노런에 대해 "너무 늦게 나오긴 했지만, 야구 흐름에는 좋은 것이다. 사실 벌써 다른 선수가 했어야 했다. 요즘 타자들이 워낙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바람에 노히트노런 뿐만 아니라 완투, 완봉도 줄고, 너무 타자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걱정되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타고투저와 관련해 송 코치는 "스트라이크존이 좁다는 이야기도 있고, 공의 반발력이 좋아졌다는 말도 있다. 타격 기술이 좋아진 측면도 있지만, 나 뿐만 아니라 여기 2군서도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타구 속도가 너무 빠르게 나가는 느낌이다"라고 분석했다.

배영수에 대해서도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송 코치는 "영수는 빠른 공을 던지다 지금은 코너워크와 제구력 위주로 바꿨다. 나름대로 타자 승부하는 것을 보니 앞으로도 좋은 피칭을 할 것 같다"면서 "예전의 스타일을 버리고 제구쪽으로 생각을 빨리 바꾼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200승은 영수 나이(33)와 한 시즌 승수를 보면 쉽지는 않지만, 워낙 성적 좋을 내는 팀이니 힘 닿는데까지 도전했으면 좋겠다"며 응원을 보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