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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올스타전 이후가 기다려지는 이유?

"우리의 전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넥센은 5월 초중반까지 1위를 달리다 삼성과 NC에 선두권을 내주고 3위 이하로 밀려났다. 지난해의 경우 6월 초반까지 압도적인 승률로 1위를 달리다 주요 선수들의 음주 파동 사건이 겹치면서 8연패, 3위 이하로 떨어진 것에 비해서 페이스 추락이 조금 더 빨랐다.

방망이는 큰 변함이 없었지만 마운드 붕괴가 주요 원인이었다. 외국인 투수였지만 지난 3년간 팀의 기둥투수 역할을 했던 나이트가 부진을 거듭, 퇴출됐고 필승 불펜 역할을 했던 조상우가 불의의 사고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문성현 오재영 등 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두 투수가 불안감을 노출,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진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5선발 후보로 거론됐던 강윤구, 김영민 등도 믿음을 주지 못했다. 마운드가 불안하다보니 좀처럼 연승 행렬에 동참할 수 없었다. 금민철 하영민 등 대체 선발들이 그나마 제 몫을 하지 못했다면 4위권 싸움조차 힘겨웠을 것이다.

어쨌든 21일 현재 1위 삼성에 7.5경기, 2위 NC에 3.5경기를 뒤진 채 3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 시즌 중반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격차가 꽤 벌어졌다. 롯데, 두산과 벌이는 중위권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첫번째 과제인데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보다 더 높은 것을 달성하기 위해선 최소 2위 이상을 해야하는 것은 넥센도 잘 알고 있다.

삼성과 NC가 구축하고 있는 상위권은 멀어보이고, 경쟁팀은 목전까지 쫓아오고 있는 결코 여유롭지 못한 상황, 하지만 22일 목동 SK전에 앞서 만난 넥센 염경엽 감독은 "우리의 전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며 "승부는 올스타전 이후 시작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염 감독이 이렇게 말한 것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순조롭게만 진행된다면 가장 큰 고심거리였던 마운드 보강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우선 문성현이 2군에서 페이스를 회복하고 있다. 염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구리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LG의 2군 경기를 직접 찾아 문성현의 선발 투구를 지켜봤다. 6이닝동안 76개의 공을 던져 1실점을 했는데, 이날 성적보다는 그동안 불안했던 제구력이 잡히고 투구 메카닉이 좋아졌다는 것이 염 감독의 마음을 든든하게 했다. 2군에서 1경기정도 더 던지게 한 후 문성현은 1군에 콜업될 것으로 보인다.

오재영은 다음주 2군 선발 투구가 예정돼 있다. 오재영 역시 안정감을 찾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조상우가 다음주 하프피칭을 개시한다. 염 감독은 "조상우의 복귀를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올스타전 이전에는 1군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몸 상태는 갖춰졌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일만 남았다"고 전했다.

더불어 나이트의 대체 외국인 선수인 소사도 점차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초반 3~4경기에선 부진했지만, 지난해의 감각을 되찾으며 지난 17일 열린 KIA전에선 6이닝 2실점으로 넥센 데뷔 이후 첫 승을 따냈다. 22일 SK전에서도 초반 4실점을 했지만 이후 꾸역꾸역 이닝을 막아내며 7회까지 버텨냈다.

염 감독은 "지난해에도 시즌 중반까지 무리수를 두지 않고 시즌을 운영한 결과 막판 승부수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올해도 이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넥센은 지난해 9월에만 14승4패, 7할7푼8리의 승률로 3위로 정규시즌을 종료,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궈냈다.

염 감독은 "막판까지 우리의 야구만 하면 된다. 그런 가운데 날씨가 더워지면서 페이스가 떨어지는 상대팀들이 있을 것이다. 이를 승부의 기회로 삼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넥센이 다시 안정화될 마운드를 기반으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즌 후반 급피치를 올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