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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양 개인 최다 117구, 그가 한화의 에이스다

한화 이태양이 NC 상대 설욕에 성공했다. 에이스 없는 한화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혼신의 역투였다.

이태양은 1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2승(3패)째를 거뒀다. 데뷔 후 두번째 승리다. 투구수는 데뷔 후 최다인 117개. 데뷔 첫 승을 거둔 지난 1일 대전 SK전(7이닝 1실점)에서 최다인 113개를 기록했는데 12일만에 새 기록을 세웠다. 승리마다 역투가 빛난다.

이태양에게도 중요한 경기였다. 설욕전이었다. 지난달 27일 대전 NC전에서 3이닝 7실점(6자책)으로 난타당한 아픈 기억이 있었다. 이태양은 화끈하게 설욕에 성공했다. 7이닝 동안 NC 타선에 3안타 6볼넷을 내주고, 탈삼진 5개를 기록했다.

3회까지 이렇다 할 위기가 없었다.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1회말 선두타자 이종욱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지만, 2번 모창민을 3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냈다. 직구의 볼끝엔 힘이 있었고, 결정구인 슬라이더나 포크볼의 각도 예리했다. 두 공 모두 떨어지는 낙폭이 좋았다.

첫 실점은 4회 나왔다. 모창민과 나성범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무사 1,3루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병살타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이호준을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3루수 앞 병살타로 잡았다. 상대 4번타자 이호준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았다.

이태양은 6회 추가실점을 내줬다. 1사 후 나성범에게 볼넷을 내줬고, 이호준에게 중견수 키를 넘는 2루타를 맞았다. 그리고 테임즈와 권희동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2점째를 허용했다. 밀어내기 볼넷이었다.

5회까지 경제적인 피칭을 한 이태양의 투구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컨트롤이 좀 흔들렸지만, 권희동을 상대할 때는 볼배합이 아쉬웠다. 권희동이 낮은 코스에 방망이가 안 나오는데도 자꾸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낮은 공을 던졌다. 결국 권희동이 모두 참아내면서 밀어내기 볼넷을 얻었다.

이태양은 2-3으로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손시헌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면서 리드를 지켰다.

6회까지 투구수가 107개에 이르렀으나, 이태양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KIA와의 주중 3연전에서 연일 혈투를 치르면서 불펜진 소모가 컸기 때문이다. 이태양이 최대한 긴 이닝을 막아줘야 했다.

이는 에이스의 역할이다. 경기 전 김응용 감독은 취재진의 '이태양이 팀의 에이스 아닌가'라는 말에 "정말이냐?"며 크게 웃었다. 이태양은 현재 한화에서 가장 긴 이닝을 책임져줄 수 있는 투수다. 한화가 기다리던 에이스의 가능성을 보여준 역투였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