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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대자보, '청와대 향해…무참히 밟히고 잡혀갈 것' 전문

고려대 대자보 등장

지난해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고려대에 또 다시 대자보가 등장했다.

고려대 학생들은 9일 서울 안암캠퍼스 정경대 후문에 '교수님에게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이 글에서 학생들은 세월호 참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대자보 등장에 네티즌들은 "고려대 대자보 등장, 역시 민족 고대", "고려대 대자보 등장, 대단하네", "고려대 대자보 등장, 다른 학교들도 참여할까?", "고려대 대자보 등장, 또 다시 전국으로 불붙나?"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조선닷컴>

▶다음은 고려대 대자보 전문

교수님에게 부치는 편지 ― 6월 10일을 앞두고

교수님들, 27년 전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 연세대학생 이한열이 최루탄을 맞았던 87년 6월을, 전국에서 몇 천 명이 시위를 하다 경찰서로 연행되던 87년 6월을, 그럼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몇 백만이 거리에서 만났던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든 사람들이 불의에 항거해 거리로 뛰쳐나왔던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

내일, 당신들의 제자들이 다시 거리로 나갑니다. 우리들의 6월을 맞이하러 거리로 나갑니다. 87년 6월을 잊지 않기 위해서 거리로 나갑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냈던 변화를 믿기에 거리로 나갑니다. 세월호 참사는 생명보다 이윤이 먼저인 이 사회와 그 전통이 만들어 낸 것이라 소리치러 나갑니다.

청와대로 향합니다. 무참히 밟히고 깨지고 결국 경찰서로 잡혀갈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나갑니다.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 책임자가 이윤보다 생명이 먼저인 사회를 만들 의지가 없어 보이기에 우리는 그것에 항의하러 갑니다. 무모하다고요. 87년 6월의 그들도 무모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겁니다.

아쉽게도 종강 수업은 듣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사회에서 교수님들이 그만 가만히 있길 바라는 불손한 제자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