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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의 중간점검]②러시아전 올인, 진짜 의미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이 다가오면서 H조 상대국의 베일도 점점 벗겨지고 있다.

예상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는 탄탄한 중원과 압박, 역습으로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알제리는 공격진의 뛰어난 개인기, 스타군단 벨기에는 말 그대로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안톤 두샤트니에 코치를 유럽 현지로 파견해 막판 상대국 분석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두샤트니에 코치는 8일(한국시각) 월드컵대표팀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에 도착해 분석리포트를 홍 감독 앞에 풀어낼 계획이다.

홍 감독은 지난해 12월 조추첨식이 끝난 뒤부터 상대국 분석을 시작했다. 3팀을 상대할 전체적인 틀은 완성된 상태다. 마지막 필살공략점을 찾는 단계다. 홍 감독은 5일(한국시각) 숙소인 턴베리아이슬리조트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3개국 전력 분석 결과를 살짝 공개했다. 홍 감독은 "조추첨 뒤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의 경기를 봤다"며 "러시아는 중앙에 3명의 미드필드를 두면서 굉장히 좋은 압박을 했고, 상대 공격을 끊고 나아가는 스피드도 좋았다"고 했다. 알제리는 조직력, 벨기에는 개인기를 들었다.

첫 포커스는 러시아전이다. 조별리그 전체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경기다. 홍 감독이 마이애미 도착 뒤 러시아전 올인을 외치는 이유다. 공략점은 분명하다. 중앙을 두텁게 다지고 측면으로 활로를 개척하는 것이다. 러시아의 중원에 맞불을 놓겠다는 생각이다. 홍 감독은 "우리가 잘해야 하지만, 상대의 강점을 철저히 봉쇄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중앙으로 공격을 가면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상대의 이미지를 알고 나가는게 좋다고 판단하고 있고, (마이애미) 훈련에 연계성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평가전 결과에 대해서는 "3팀 모두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도 "모든 팀이 100% 전력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각 팀마다 (완성) 속도가 있을 것이다. 두샤트니에 코치가 합류하면 러시아 전술 성향 구성 등을 확인해서 6월 17일 경기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러시아전 올인이 나머지 경기 포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출발점일 뿐이다. 홍 감독도 이를 강조하고 있다. "100% 러시아전에 올인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후 2경기가 남아 있다. 그 경기(러시아전)를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마이애미 전지훈련의 궁극적인 목표는 조별리그 구상 완성이다. 홍 감독은 "기본적으로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잘 할 수 있는 체력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며 "첫 경기가 잘 되면 좋겠지만, 잘 안된다고 해서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조별리그 3경기 중 러시아전이 포인트라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홍 감독은 '신의 한수'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동메달 신화를 썼다. 러시아전에 감춰놓은 비장의 무기는 과연 무엇일까. 홍 감독은 미소로 회피했다. "올림픽 이야기는 하지 말자. 다 잊어버렸다(웃음)." 승부사의 빛나는 눈은 웃음으로 감추기 힘들었다. 홍 감독은 "그동안 하면서 얻었던 경험이 있다. 느낌이 오긴 하겠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다"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마이애미(미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