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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용병 소사의 부진, 어떻게 봐야하나

반등의 열쇠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아직까진 낙제점에 가깝다.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가장 먼저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4년간 함께 했던 선발투수 브랜든 나이트(39)를 내보내고 한국야구 경험이 있는 헨리 소사(29)를 불러들였다.

히어로즈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나이트는 하락세가 눈에 띄었다. 6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5.52. 6경기 중 5회를 넘긴 게 2경기에 불과했다. 체력 저하로 구위가 떨어진 것은 물론, 컨트롤마저 흔들렸다.

사실 시즌 전부터 나이트에 대한 의문부호는 있었다. 이미 팀의 1선발 자리는 좌완 앤디 밴헤켄에게 넘어간 상태였다. 시즌 개막 후 좀 더 기다려보자는 입장이었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히고 말았다. 2009년 삼성 라이온즈에 대체 선수로 입단해 2011년부터 넥센에서 뛴 '장수 외인' 나이트는 그렇게 한국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넥센은 발빠르게 대체 선수를 구했다. 2012년 대체 선수로 한국에 와 지난해까지 KIA 타이거즈에서 뛴 소사였다. 한국야구 경험이 있기에 보다 빠른 적응이 가능하다고 봤다. 구단 상황과 현 시점을 고려했을 때, 넥센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였다.

소사는 한국무대 복귀전이었던 지난달 24일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패전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29일 목동 SK 와이번스전에서 5⅓이닝 5실점으로 부진하더니, 4일 창원 NC전에서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소사는 4일 경기에서 3이닝 동안 12실점을 했다. 홈런 4개를 포함해 11안타로 난타를 당했다. 소사는 단조로운 투구 패턴이 단점으로 꼽힌다. 초반부터 타격감이 나쁘지 않은 NC 타자들의 배트에 맞아 나갔다.

직구 최고 구속이 156㎞를 기록했지만, 소용없었다. 구속은 빨랐지만, 타자들이 느끼는 볼끝의 힘은 크지 않았다. 장기인 투심패스트볼(싱커)도 밋밋해 포심과 큰 차이가 없었다. 게다가 스트라이크존 복판으로 몰리는 공이 많았다. 이대로는 답이 없다. 확실한 재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최근 핸드볼 스코어의 주범으로 몰리는 데 대해 "투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넥센은 마운드가 부실하다. 에이스 밴헤켄을 제외하면, 2선발부터는 초반부터 무너질 위험성을 갖고 있다. 이젠 아예 5선발이 공석이다. 상황에 따라 롱릴리프로 나서지 않은 투수를 선발투입시키는 실정이다.

소사를 영입하면서 넥센은 소사에게 '이닝 이터'의 모습을 기대했다. 하지만 긴 이닝은 커녕 단조로운 구종으로 투구수만 늘어나는 모양새다. 지난해 KIA와 재계약에 실패할 때와 달라진 게 없다.

돌려막기를 할 수밖에 없는 마운드. 외국인 선수를 교체할 때만 해도 긴 이닝을 던져줄 수 있는 소사가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 줄만 알았다. 하지만 소사는 아직까지 해답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