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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백규정,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데뷔 첫 승

201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을 앞두고 가장 주목받는 신인이 바로 백규정(19·CJ오쇼핑)이었다. 2012년 세계 아마추어 골프선수권 여자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프로로 전향한 그는 이미 여러 차례 프로 무대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두각을 나타냈다. 2011년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3위, 2013년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3위에 올라 실력을 인정받았다. 아마추어로선 정상에 이름을 올려 놓았다. 1m73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와 승부 근성이 좋다는 평가를 들었다.

지난해엔 2부 투어인 드림투어에서 경험을 쌓았다. 시드전은 1위로 통과했다. 2주전 국내 개막전으로 열린 롯데마트 여자오픈에 출전했다. 프로 데뷔 이후 첫 국내 대회에 모습을 보인 백규정은 공동 16위로 마쳤다. 백규정은 "2부 투어를 경험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자만하지 않고 늘 한결같은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 신인으로서 당당함과 함께 겸손을 함께 체득한 모습이었다.

학교 생활도 열심히 했다. 어릴때 골프를 시작해 주변엔 운동 선수 친구들이 많다. 일반인 친구들을 사귀고 싶어 연세대 체육교육학과를 선택했다. 백규정은 "다른 학교는 운동선수들끼리 수업을 듣는데 연세대는 일반 학생들이랑 같이 수업을 받는다. 일반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면서 더 재미있는 대학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프로라면 골프 연습을 하루 이틀 안한다고 실력이 확 줄지 않는다. 골프만큼 학업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골프와 학업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백규정은 중간고사가 한창인 이번주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백규정은 27일 경남 김해의 가야 골프장(파72·6666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5억원)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기록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의 성적을 낸 백규정은 대학교 선배인 장하나(22·비씨카드)를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억원. 백규정은 8번 홀(파4)부터 3연속 버디를 낚아 2위권에 3타 차로 달아나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11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가 나와 추격자들에게 쫓겼고 14번 홀(파4)에서는 장하나와 보기-버디로 엇갈리며 단독 1위 자리를 장하나에게 내주기도 했다. 11번 홀 두 번째 샷이 아웃 오브 바운즈(OB) 지역으로 날아가는 바람에 10번 홀까지의 상승세가 단숨에 꺾였다. 그러나 16번 홀(파5)에서 다시 반전이 생겼다. 장하나의 티샷이 나무가 우거진 언덕 속으로 날아가는 바람에 한 타를 잃었고 백규정은 이 홀에서 약 7m 정도 되는 만만치 않은 거리의 버디를 낚아 재역전에 성공했다. 1타 차로 앞선 가운데 18번 홀(파4)에 들어간 백규정은 5m의 먼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데뷔 첫 우승의 눈물을 흘렸다.

백규정은 "아마추어 때부터 프로 대회 나가서 우승할 뻔한 적이 몇 번 있었지만 번번이 아쉬운 결과에 그쳤다"며 "지난해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손녀가 1등 하는 것을 못 보셔서 아쉽다. 꼭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