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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LG만 만나면 신바람 내는 이유는?

특정팀을 상대로 강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NC 다이노스는 지난 주말 LG 트윈스와의 3연전을 싹쓸이했다. 시즌 첫 스윕이다. 3연승을 달리며 8승4패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1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서 창단 처음으로 단독 1위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김경문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기분 좋은 기록임에는 분명하다.

공교롭게도 지난해와 똑같이 LG 상대로 좋은 기억이 반복되고 있다. NC는 지난해 유독 LG 상대로 기분 좋은 일이 많았다.

특히 개막 후 7연패에 빠져있던 NC가 첫 승을 거둔 팀이 LG다. 지난해 4월 11일 잠실 LG전에서 4대1로 승리하며 뒤늦게 창단 첫 승을 신고했다. 잦은 실책 등으로 시즌 초반 꼬여만 가던 NC의 경기력에 활로를 찾게 해준 승리였다. 토종 에이스 이재학이 6이닝 무실점으로 첫 승을 견인하며 새로운 사이드암 에이스의 탄생을 알리기도 했다.

첫 스윕 역시 LG 상대로 나왔다.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의 3연전에서 전승을 거뒀다.

지난해 좋은 기억은 NC 선수들에게 LG 상대로 자신감을 갖게 해줬다. 지난해부터 NC에서 뛴 선수들은 "이상하게 LG 상대로는 어딘가 모를 자신감이 생긴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 힘이 발휘됐다.

NC는 3연전 첫 날부터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11일 잠실 LG전에서 올시즌 정규이닝 최장시간인 4시간 40분간의 혈투를 치렀다. 혼자 6타점을 쓸어 담은 모창민의 활약에 힘입어 12대11로 승리를 거뒀다.

전날 창원 한화전에서 혈투를 치르고 서울로 이동해 지친 선수들에겐 승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선발투수 노성호가 1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타선이 터지면서 8-3으로 앞서가긴 했지만, 불펜진이 8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쉽지 않은 경기. 결국 난타전 양상을 보이다 7회말 11-11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NC는 저력이 있었다. 9회 모창민의 솔로홈런으로 리드를 잡았고, 마무리투수 김진성이 9회를 막아냈다. 9회말 2사 만루의 위기에서 김진성이 상대 4번타자 조쉬벨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승리를 따냈다.

3연전 첫 경기에서 분위기 반전을 시켰으니, 나머지 경기도 주도권을 잡은 채 경기를 풀어갔다. 다음날 이재학의 7⅔이닝 1실점 호투와 타선 폭발로 10대1로 승리한 데 이어, 13일 경기에선 연장 12회 접전 끝에 5대4로 승리했다.

LG에서 뛴 선수들의 활약도 빛났다. 포수 김태군은 친정팀을 상대로 한 3연전에서 타율 4할2푼9리(14타수 6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각각 2경기에 등판한 NC 투수 원종현과 홍성용 역시 과거 LG에서 뛰다 군복무 후 방출된 선수들. 필승조의 일원으로 4⅓이닝, 1⅔이닝씩을 책임졌다.

NC 김경문 감독은 LG전 스윕에 대해 "아무래도 선수들이 지난해 좋은 기억이 있어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지 않겠나. 지난 1년간 시즌을 치르며 확실히 선수들에게 힘이 생겼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