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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첫 우승반지를 위한 두 가지 숙제

의미있는 시즌. 그러나 너무나 안타까웠던 시즌이기도 했다.

LG. 프로농구 창단 후 우승반지가 단 하나도 없는 팀. 그리고 올해 절호의 기회가 왔다.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LG의 선전은 신선했다. 대형 신인 김종규를 뽑아 '화룡점정'에 성공했다. 그동안 확실한 빅맨이 없어 매번 고전했던 LG였다.

공격적인 투자도 인상적이었다. FA로 풀린 문태종을 6억8000만원에 잡았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팀의 특성상 베테랑의 절묘한 영입.

외국인 선수의 선택도 훌륭했다. 러시아리그 득점왕 데이본 제퍼슨을 1순위로, 정통센터 크리스 메시를 2순위로 뽑았다.

김종규는 시즌 초반 합류하지 못했다.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상황. 제퍼슨 역시 한국 농구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메시가 시즌 초반 LG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시즌 후반부터 LG는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김종규는 수비와 리바운드에 치중하면서 팀 공헌도를 높혔다. 그 와중에 공격력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노력도 했다. 플레이오프 4강전 KT와의 경기에서 김종규는 양쪽 사이드라인 미드 레인지 슛을 강력한 공격옵션을 장착했다. LG가 KT전에서 3전전승으로 스윕한 것은 김종규의 의외의 중거리슛이 많은 역할을 했다.

한국농구에 적응한 제퍼슨은 갈수록 괴력을 발휘했다. 특히 챔프전에서 모비스의 강력한 수비를 여러차례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적장 유재학 감독조차도 "제퍼슨은 클래스가 다르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문태종 역시 LG에 필요한 경험과 노련미를 더했다. 챔프전의 분전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챔프전, 2승1패로 앞서 나갈 때만 해도 LG는 모비스와의 힘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결국 내리 3연패, 우승반지를 모비스에게 내주고 말았다.

미세하게 부족했다. 김종규는 챔프전에서 체력적인 부담을 나타내며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김시래와 양우섭은 분전했지만, LG의 공격루트는 제퍼슨과 문태종이 '독점'하는 양상이 됐다.

하지만 LG는 올 시즌보다 다음 시즌이 더 기대가 되는 팀이다. 일단 선수구성이 중요하다. 제퍼슨과 문태종의 재계약 여부가 중요하다.

물론 LG는 잠재력 높은 젊은 선수들이 많다. 그러나 팀을 지탱하는 힘은 제퍼슨과 문태종에서부터 나온다. LG의 농구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이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들을 모두 잡았을 때 LG는 내년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다. LG는 정규리그에서 두터운 로스터의 힘이 있었다. 유병훈 박래훈 기승호 김영환 등이 벤치에 버티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LG의 힘이었다.

그런데 단기전에서 이들은 믿을 만한 자원이 아닌, 불안한 요소로 평가받았다. 때문에 '제퍼슨과 문태종 외에는 LG의 공격루트가 없다'는 비판을 챔피전에서 받았다. LG가 풀어야 할 두 가지 숙제다. LG가 첫 우승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필요충분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