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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수원, 백업 골키퍼 대결로 후끈

축구 선수 중 가장 힘들고 외로운 자리가 바로 후보 골키퍼다. 골키퍼는 경기 중 교체가 거의 없다. 주전이 어지간히 못하는 것이 아니고서는 경기에 나설 일도 없다. 선발 골키퍼가 다쳤을 때나 뛸 수 있다.

1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부산과 수원의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 경기가 열린다. 포커스는 그동안 외로웠던 '제2 골키퍼들의 경쟁'이다. 양 팀의 주전 골키퍼는 이범영(부산)과 정성룡(수원)이다. 둘 다 15일과 19일 열리는 스위스와 러시아와의 A매치를 위해 팀을 떠났다. 대신해 후보 골키퍼가 출격 명령을 받았다. 부산에서는 김기용, 수원에서는 양동원이다.

김기용은 더 큰 행운이다. 사실 김기용은 제2도 아닌 팀에서 세번째 골키퍼다. 그런데 제2 골키퍼인 이창근이 최근 어깨 수술을 받았다. 골키퍼 장갑을 김기용에게 넘겼다. 그러던 중 이범영이 차출되면서 기회가 왔다. 김기용은 3주전부터 수원전을 대비했다. 침착함이 가장 큰 강점이다. 윤성효 부산 감독은 "(김)기용이가 수원전에서 잘해준다면 머리가 아플 것 같다. 내년 골키퍼 경쟁이 행복한 고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은근슬쩍 김기용의 승부욕을 자극하고 있다.

양동원은 2005년 대전에 입단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2006년까지는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최은성(전북)에게 밀렸다. 2007년 리그에 데뷔했지만 3경기 출전에 그쳤다. 2010년에 들어서야 10경기에 나섰다. 이 때의 활약 덕택에 이듬해 수원으로 이적했다. 정성룡의 백업이었다. 2012년 11경기에 나서 13실점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정성룡에게 계속 밀렸다. K-리그 출전은 단 2차례다. 4월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홈경기에서는 6실점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런 그에게 이번 부산과의 경기는 자존심을 회복할 좋은 찬스다. 더욱이 최근 정성룡의 경기력이 좋지 않다. 10일 열린 포항과의 홈경기에서 정성룡은 이명주의 슈팅을 잡다가 놓치며 동점골을 내주었다. 의구심 가득한 시선이 정성룡을 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동원이 선방쇼를 펼친다면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얻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부산전은 자신있다. 9월 11일 양동원은 부산과의 홈경기에 선발출전했다. 양동원은 부산이 날린 16개의 슈팅을 막아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