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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잡은' 기성용, 한국영과 함께라면…

10일 밤(한국시각)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선덜랜드 AFC(이하 선덜랜드)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에 나선 기성용에겐 호평이 쏟아졌다. 안정적인 패스 플레이를 입힌 이 선수의 활약에 선덜랜드는 맨시티라는 대어를 1-0으로 낚아 올렸다.

예상했던 대로 맨시티 공격, 선덜랜드 수비였다. 맨시티는 최종 수비라인까지 중앙선을 넘어와 빌드업을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최근 노리치시티와 CSKA 모스크바를 상대로 각각 7골, 5골을 퍼부은 그들의 화력을 재확인할 수도 있었을 터. 다만 선덜랜드는 아래로 밀리긴 했어도 앞선 두 팀과는 달리 조금 더 윗선에서 수비 작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4-1-4-1 시스템에서 기성용을 수비형 미드필더 1에 배치하고 역삼각형 중원을 꾸린 콜백-라르손 라인은 페널티박스에서 최대한 떨어진 위치에서부터 맨시티의 공격 전개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맨시티가 이전의 두 경기에서 12골 폭격을 가한 데에는 아게로의 움직임이 워낙 좋았다. 페널티박스 언저리에 나타났다가 어느새 박스 내부로 재침투하던 아게로의 움직임이 실발의 볼배급과 맞물리며 파괴력은 극에 달했는데, 선덜랜드가 이를 잘 잡아냈다. 부상으로 빠진 실바 대신 나스리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해 공격 전개의 짐을 졌으나, 뾰족한 수를 찾아내지는 못했다. 큰 변화 없는 라인업으로 최근 일정을 이끌어온 맨시티의 폼이 살짝 죽은 맛도 있었으나, 조금 더 열심히 뛰며 기성용의 수비 짐까지 줄인 선더랜드의 중원이 상당히 좋았다.

덕분에 기성용은 공격 전환의 작업을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양 측면 수비가 전진하고 중앙 수비가 넓게 포진됐을 때, 기성용은 최종 수비라인까지 깊숙이 내려와 움직였다. 화려한 퍼포먼스와는 거리가 있어 이 선수의 역할이 쉬운 듯보여도 그 자리에 아무나 세울 수 없는 게 감독의 속내. 기성용은 패스를 받으려는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수를 유도했고, 압박의 움직임을 미리 인지하고 원터치 패스로써 이를 벗어났다. 볼을 소유하며 상대의 템포를 끊어놓았으며, 공간이 생기면 직접 드리블을 치기도 했다. 특히 전력에서 열세인 선덜랜드는 후방에서 볼 돌릴 시간이 많았는데, 이 과정에 안정감을 기한 것이 가장 큰 매력포인트였다.

다만 수비 반경이 좁고, 접근 속도가 느린 약점은 후반부터 또다시 노출됐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는 맨시티에 대응해 앞으로 밀고 나오는 힘이 부족하다 보니 중거리 슈팅을 내준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대표팀에서 이 걱정거리가 크게 줄 수 있는 건 수비에 특화된 한국영 덕분. 상대의 공격을 예측하고, 그라운드 곳곳에 발자취를 남길 만큼 활동 범위가 넓으며, 투쟁심으로 뭉친 태클 능력까지 지닌 이 선수라면 기성용이 후방 플레이메이킹에 전념하도록 해줄 수 있다. 이 두 선수로 이뤄진 중원 조합이 지난달 A매치에 이어 또다시 빛을 발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가 크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