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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자의 開口]서울, 광저우 넘고 뮌헨 만나자

솔직히 말해보자. 외형상으로는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다. 브라질 출신의 무리퀴(27)와 엘케손(24), 아르헨티나의 콘카(30). 아시아에서 뛸 선수들이 아니다. 광저우 헝다는 콘카를 데려오면서 이적료 1000만달러(약 106억원)를 썼다. 무리퀴는 350만달러(약 37억원), 엘케손은 750만달러(약 79억원)짜리다. 요즘 말로 정말 '헐~'소리가 나온다. 돈으로 최고를 만들어 놓은 팀이다.

그런 상대와 싸우러 FC서울이 떠났다. 7일 격전지 광저우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ACL) 결승 2차전, 9일 벌어진다. 오후 9시(한국시각) 광저우의 안방인 톈허스타디움에서 최후의 승자를 가린다.

서울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비겼다. 2대2였다. 상황상, 서울이 불리하다.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된다. 비겨도 2골 이상 넣어야 한다. 물론 이기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쉽지가 않다. 상대는 돈으로 잘 만들어놓은 광저우다. 사령탑인 리피 감독 연봉도 무려 160억원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2억5000만원이다. 이 차이가 현실이다.

더군다나 원정경기다. 현지 소식에 따르면 티켓은 이미 매진됐다고 한다. 톈허스타디움은 수용인원이 6만명을 넘는다. 엄청난 광저우팬들의 열기가 벌써 느껴진다. 이에 맞서 450여명의 원정응원단이 나선단다. 어쨌든 현장의 압도적인 분위기는 큰 부담이 될 것이다.

그래서인지 광저우는 벌써 우승 분위기다. 구단 홈페이지에 승리를 장담하는 그림을 걸어놓았다. 수학공식인데 풀면 3대0이란 숫자가 나온다. 사실 그게 외형상의 전력차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돈 차이일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서울이 기가 죽었느냐? 아니다. 더 자극을 받았다. 꼭 이기겠다는 투지가 불타오르고 있다.

이미 1차전에서 뒤지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기고만장하던 리피 감독도 인정했다. 경기 뒤 "좋은 경기였고 경쟁이 심했다. 우리도 잘했고, 서울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기자회견 때마다 안하무인적인 행동과 발언을 하다가 꼬리를 내렸다.

광저우의 외인에 맞설 3인방도 든든하다. 데얀(32·몬테네그로)과 몰리나(33·콜롬비아), 에스쿠데로(25·일본), 휴식도 잊은 채 만반의 준비중이다. 훈련 뒤 자발적으로 더 뛴단다. 최 감독은 "훈련을 마치고도 별도로 슈팅 훈련을 하는 건 처음 본다"고 했다. 데얀은 "항상 돈이 모든 것의 정답이 아니다. 우승 타이틀은 돈을 주고 살수 없다. 팀 정신이 더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우리는 K-리그 챔피언이다. K-리그는 아시아 최고의 리그다. 팬들과 함께 꼭 ACL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김진규는 "잘하는 팀이지만 정신력에서 우리에게 안된다"고 했다.

"객관적으로 상대는 탈아시아권의 팀이다." 솔직한 최 감독의 평가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축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선수들이 나보다 더 의지가 강하다. 경기가 가까워질 수록 마음은 더 편안해지고 있다. 힘들지만 선수들이 120%의 힘을 발휘할 것이다. 올시즌 우리의 목표는 ACL 챔피언이다."

목표는 하나다. ACL 챔피언이다. 물론 쉽지 않다. 골리앗을 쓰러뜨려야 한다. 그래도 뛰고 또 뛰어서 '금의환향'했으면 좋겠다. 팬들의 바람이다. 멀리 가지는 못하지만 목이 터져라 응원할 것이다.

좀 이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서울의 다음 상대는 유럽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이 되지 않을까. FIFA 클럽 월드컵에서 말이다.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