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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플레이어 최다공격포인트 이종호'잔류확정이 우선'

"이종호는 올시즌 가장 많이 성장한 선수다."

하석주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올시즌 '광양루니' 이종호(21)의 약진을 극찬했다. 이종호는 올시즌 28경기에서 6골4도움을 기록중이다. 14개구단 23세 이하 '영플레이어' 가운데 가장 많은 10개의 공격포인트다. 이석현(23·인천, 7골2도움) 고무열(23·포항, 6골3도움) 등과 영플레이어상 막판 경합중이다. 이종호는 27일 강원전(1대2 패), 0-2로 몰리던 후반 22분 만회골을 터뜨렸다. 문전에서 놀랄 만큼 침착했다. 왼발로 볼을 트래핑한 후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하 감독은 "종호는 올시즌 전남에서 가장 큰 발전을 이룬 선수다. 1992년생으로 제일 어린 선수인데, 축구는 제일 많이 늘었다. 플레이에 여유가 생겼다"고 칭찬했다.

전남유스 출신으로 프로 3년차인 이종호는 올시즌 초 시련을 맛봤다. 홈 개막전인 3월2일 제주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선발명단에서도 제외됐다. 광양제철고 시절 '광양루니'라는 별명과 함께 초고교급 스트라이커로 각광받았던 선수다. 위기감이 엄습해왔다. "이러단 그저그런 프로선수로 남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라운드를 바라보면 스트레스가 몰려왔다. 광양 중마동 인근의 요가학원을 찾았다. 복식호흡과 명상으로 마음을 다스렸다. 필라테스, 코어 트레이닝으로 유연성도 보강했다. 휴식시간엔 방에서 비디오 분석에 몰입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골장면, K-리그 중계 TV를 습관처럼 켜놓았다. 이동국 등 골잡이들의 움직임을 집중분석하고 따라 연습했다.

이종호의 피나는 노력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욕심많은 골게터였던 이종호는 올시즌 팀플레이어로 변신했다. 심동운 전현철 등 동료들과 수시로 이야기를 나눴다. 도움을 주고받았다. 하 감독과 노상래 코치는 저돌적인 이종호에게 "천천히, 침착하게"를 강조했다. 개인 최다 공격포인트의 비결이다. 이날 강원전의 골장면에서 보여준 침착함은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다. "몸이 그냥 그렇게 움직였다. 선생님들의 조언에 나도 모르게 세뇌가 된 것같다"고 했다. "하 감독님이 표현은 잘 안하셔도 믿어주시는 '느낌'이란 게 있다. 믿어주시는 만큼 더 마음 편히, 더 열심히 플레이하게 됐다"고 고개 숙였다. 강원전에서의 이 한 골로 이종호는 '영플레이어' 공격포인트 1위로 올라섰다.

'영플레이상'을 언급하자 말을 아꼈다. "사실 영플레이어상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었다. 지난주 영플레이어 공격포인트 기사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했다. ""영플레이어상은 마음 편히 생각하려 한다. 그러니까 더 잘되더라. 신경 쓰면 괜히 팀에 독이 될 수도 있다. 지금은 팀의 잔류 확정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10위 전남(승점 34)은 지난 9월11일 성남을 꺾었고, 9월 22일 대전에 비겼다. 이후 시즌 첫 3연패 늪에 빠졌다. 제주전에 이어 강등권팀인 12위 대구, 13위 강원(승점 26)에 연거푸 패했다. 손쉬운 잔류를 예상했던 선수들도 당황했다. 30일 11위 경남전(승점 29)을 앞두고 마음을 다잡았다. "A매치 휴식기 동안 선수들이 나태해진 측면이 있다. 6경기 남았지만 2~3경기안에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최대한 빨리 잔류를 확정하고, 편안하게 경기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최고의 '영플레이어' 이종호는 최고의 '팀플레이어'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