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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앞둔 합격 선물 엿, 다시 주목받다.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험생 선물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중에서도 전통적인 합격 선물인 엿이 주목받고 있다. 예전에는 대학교 교문이 엿으로 배가 될 정도였다. 엿을 녹여 문에 붙이며 자녀의 합격을 기원하기도 했다.

엿을 합격 부적으로 여긴 것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져온 풍습이기도 하다고.

모던 엿 브랜드 엿츠가 30일 엿에 담긴 의미와 수험생에 이로운 구체적인 효능, 엿에 얽힌 오해와 숨은 진실을 전했다.

<엿, 왕의 브레인푸드>

한 나라를 책임지고 다스려야 하는 왕을 위해 왕실에서는 몸에도 좋고 뇌에도 좋은 음식을 엄선해 상에 올렸다. 특히 조선의 왕들은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이부자리 안에서 조청(물엿) 두 숟가락을 먹고 난 뒤 학습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는 엿의 당분으로 잠든 뇌를 활성화시키는 과학적인 방법이다.

인간의 뇌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한다. 뇌의 무게는 전체의 2%에 불과하지만 에너지 소비량은 20%에 육박한다. 이는 근육 전체가 사용하는 것과 맞먹는 양으로 뇌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근원은 포도당이다. 엿의 단 맛을 내는 맥아당은 포도당 두 개가 결합된 것으로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된 설탕보다 포도당을 두 배나 공급한다. 따라서 체내 흡수 속도가 빨라 먹는 즉시 두뇌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에너지원이 된다. <영조실록>을 보면 과거 시험을 치르는 유생들이 저마다 엿을 하나씩 입에 물고 시험장에 들어갔다는 기록이 나온다.

<긴장으로 인한 복통에 좋다>

수험생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긴장으로 인한 스트레스다. 스트레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장기는 위장으로 지나친 긴장이 위장을 압박하면 밥맛을 잃고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속이 답답하고 꽉 막히는 증상이 나타난다. 흔히 말하는 '고3병' 증세. 수능 당일 가장 당황스러운 순간은 갑자기 배가 아픈 것으로 한의학에서는 이를 '이급(裏急)'이라 하는데 '속이 급하게 고통을 호소한다'는 뜻이다.

엿의 가장 구체적인 효능은 바로 이런 배앓이 증상을 가라앉히는 것이다. 중국의 약물총서인 <중약대사전>을 보면 '엿이 비위의 기를 완화하고 원기를 회복하며, 진액을 생성하고 속을 촉촉하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엿에 포함된 맥아당과 덱스트린 등의 성분은 정신적인 피로와 복통에 회복에 좋아 한의학에서는 엿을 '소건중탕'이라는 처방에도 썼다. 이는 만성피로와 복통에 주로 처방하는 것으로 엿이 소화장애와 배탈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기력을 보충하고 기침을 멈추는 엿>

시험 시간, 그 중에서도 듣기 평가가 진행되는 중요한 순간에 기침을 멈추지 못해 콜록거리기라도 한다면 교실 내 수험생들의 '공공의 적'이 되고 말 것이다. 엿은 보리의 싹을 틔운 다음 이를 말린 엿기름(맥아)을 거른 물을 밥에 부어 당화시켜 장시간 고아 굳혀 만든다. 엿기름에는 빈혈과 당뇨 등 성인병에 좋은 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하며, 비타민B, 철분, 엽산 등 30여 가지의 효소와 시금치나 우유보다 몇 배나 많은 칼륨과 칼슘이 들어 있다. 엿의 단 맛을 내는 맥아당에는 이 같은 곡류의 다양한 영양 성분이 녹아 있으며, 특히 기력이 없고 허약해 나오는 기침과 가래에 효과를 발휘한다. 선조들은 폐 기능이 약해져 기침을 많이 할 때면 배를 갈라 엿을 넣고 고아 먹는 민간요법을 쓰기도 했다. 병을 앓는 환자에게 단 음식을 권하는 것도 당분에 기력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수능선물로 각광받던 엿과 떡이 점차 초콜릿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가운데 수능을 앞두고 전통 엿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던 엿 브랜드 '엿츠(Yutts)'의 수험생 선물세트가 인기다. ㈜올댓스토리와 (재)산청한방약초연구소가 공동 개발해 지난 3월 론칭한 엿츠는 순수 국내산 쌀과 엿기름으로 만든 쌀엿에 당귀, 숙지황, 뽕잎, 홍화, 도라지 등 국내산 약초를 넣어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수능을 엿 먹일 때 △시험을 엿 먹일 때 △찬바람이 엿 먹일 때 △체력이 엿 먹일 때 △졸음이 엿 먹일 때 △야근이 엿 먹일 때 △여자라서 엿 먹을 때 △세월이 엿 먹일 때 △행군이 엿 먹일 때 등 총 9종으로 구성돼 있다.

㈜올댓스토리의 김희재 대표는 "엿츠는 왕도 학습 전에 먹던 브레인푸드이자 행운과 성공, 합격의 상징으로 오래 전부터 사랑받아온 전통식품인 엿의 의미와 가치를 전세계인들과 나누기 위해 탄생된 브랜드"라며 "오랜 시간 최선을 다해 준비한 수험생들이 초콜릿이나 에너지드링크보다 몸에 좋은 엿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엿츠는 또한 지난 9월 6일 개최된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의 공식인정상품으로 선정돼 엑스포 현장에 전시 및 판매된 바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