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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과 리피 감독, 뜨거웠던 벤치 신경전

마르셀로 리피 감독(65·이탈리아)은 유럽챔피언스리그(1996년·유벤투스)와 월드컵(2006년 독일·이탈리아)을 제패한 세계적인 명장이다. 그는 지난해 5월 이장수 감독의 바통을 넘겨받아 광저우 헝다의 지휘봉을 잡았다. '머니 파워'가 그를 움직였다. 그의 연봉은 1100만유로(약 16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수 FC서울 감독(42)은 지난해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사령탑에 올랐다. 감독 첫 해인 지난해 K-리그를 정복했다. 올해 감독으로는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격에서 피날레 무대까지 올랐다. 재계약이 이뤄졌지만 올해 그의 기본 연봉은 2억5000만원이다. 몸값 차사 무려 64배였다.

160억원과 2억5000만원의 대결이었다. 몸값 차가 64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1차전은 누구도 웃지 못했다. 서울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아시아챔피언스리(ACL) 결승 1차전에서 광저우 헝다와 2대2로 비겼다.

일전을 하루 앞두고 리피 감독은 심리전으로 첫 발을 뗐다. "어제 한국에 왔는데 서울에 운동장도 없었고, 환경도 안좋았다, 그래소 호텔홀에서 연습했다. 30년 동안 일을 해왔다. 아시아와 유럽을 합쳐 챔피언스리그 결승만 5번을 치렀는데 경기를 앞두고 연습장 준비가 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록 이런 대우를 받았지만, 2차전에서 광저우는 서울에 해줄 수 있는 모든 조건을 다 해주겠다."

최 감독도 불편했다. "리피 감독은 세계적인 명장이다. 축구를 해야 한다. 편의시설 제공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2주전부터 상대에 얘기해줬고, 아시아축구연맹 보고서에도 제출했다. 우리가 광저우가서도 정해진 규정에서 1%도 초과로 바라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리고 "프로스포츠에서 돈을 결부시키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순수한 열정, 패기로 여기까지 왔다. 소중한 행복을 돈으로 가져올 수 없다. 광저우가 많은 투자로 여기까지 올라왔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돈이 전부는 아니다"고 강했다.

뚜껑이 열렸다. 벤치의 신경전도 뜨거웠다. 심판 휘슬 하나하나에 최 감독과 리피 감독은 서로를 주시하며 매서운 눈빛을 교환했다. 최 감독은 특유의 패기로 눈을 사로잡았다. 골문이 열릴 때마다 선스둘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반면 리피 감독은 노련한 명장다웠다. 마지막까지 평정심을 유지했다.

2차전이 남았다. 11월 9일 광저우 홈에서 휘슬이 울린다. 피날레 무대, 우승팀이 결정된다. 리피 감독은 1차전 후 "경기 결과가 말해주듯 경쟁이 심한 경기였다. 양팀에 모두 이상적인 결과는 아니다. 2주 후에 광저우에서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 감독은 "축구라는게 이기기 위해서 준비하는데 홈에서 2대2로 비겼지만 원정에서도 남들이 예상치 못하는 결과를 내기에 충분히 가능하다. 포기하지 않는다"고 맞불을 놓았다.

결승 2탄에서 둘의 운명이 결정된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