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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월드시리즈, 1차전 잡아야 우승

대망의 월드시리즈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월드시리즈 1차전이 24일 오전 9시7분(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다. 보스턴과 세인트루이스가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 것은 통산 4번째이며, 지난 2004년 이후 9년만이다. 역대 월드시리즈 맞대결에서는 세인트루이스가 2대1로 앞섰다. 그러나 2004년에는 보스턴이 4승으로 압도했다. 보스턴과 세인트루이스는 메이저리그에서 빨간색을 대표하는 팀들이다. 각각 '빨간 양말'과 '홍관조'가 팀명이다. 또 두 팀은 올 정규시즌서 각각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최고 승률을 올렸다. 양리그 최고 승률팀이 월드시리즈에서 만난 것은 99년 뉴욕 양키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이후 14년만이다. 자존심이 걸린 매치가 아닐 수 없다.

1차전 승부가 우승 향방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월드시리즈에서 1승을 먼저 올린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총 108번 가운데 68번(1907년 시카고 컵스가 디트로이트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 무승부 후 4연승으로 우승한 것 포함)이다.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이 63.0%나 된다. 또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6번의 시리즈 가운데 1차전을 잡은 팀이 다음 시리즈에 진출한 것도 5번이나 된다. 오직 보스턴만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디트로이트에 1차전을 내주고도 4승2패로 역전 시리즈를 일궜을 뿐이다. 이래 저래 1차전을 잡는 팀이 유리하다.

1차전 선발투수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보스턴은 왼손 존 레스터, 세인트루이스는 오른손 애덤 웨인라이트를 각각 1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양팀 사령탑 모두 1차전 선발을 결정하는데 있어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다. 뉴욕 양키스와의 개막전서 선발승을 따낸 레스터는 정규시즌서 15승8패,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다. 자타공인 보스턴의 에이스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3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팀내 선발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애덤 웨인라이트는 리그챔피언십시리즈에서 류현진과의 맞대결서 패한 투수로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정규시즌서 19승9패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2승1패, 평균자책점 1.57로 더욱 무르익은 실력을 발휘했다. 두 투수 모두 직구와 커터, 체인지업, 커브를 던지지만, 볼배합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레스터는 93~95마일의 빠른 직구에 커터와 커브, 체인지업을 섞는 반면, 웨인라이트는 커터와 커브를 절반 이상 던지고 90마일대 초반 직구를 섞는 스타일이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활약상만 놓고 보면 웨인라이트가 약간 우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불펜진은 보스턴이 강해 보인다. 일본인 투수 우에하라가 이번 포스트시즌서 5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9이닝서 1점 밖에 안줬다. 필승 불펜인 크레이그 브리슬로, 브랜든 워크맨, 펠릭스 듀브런트, 라이언 뎀스터 등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중이다. 결국 레스터와 웨인트라이트의 교체 시점을 어떻게 잡느냐도 승부에 중요한 변수가 될 듯하다.

1차전과 함께 우승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경기는 내셔널리그 구장인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3~5차전이다. 내셔널리그는 지명타자제도가 없기 때문에 보스턴은 지명타자인 데이빗 오티스의 활용법을 신중하게 가져가야 한다. 존 패럴 감독은 "일단 3차전에는 오티스가 마이크 나폴리 대신 1루수로 출전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오티스가 나설 지는 모르겠다"며 "지명타자가 있고 없고는 우리에게 아주 큰 차이다. 내셔널리그 구장으로 가면 우리가 훨씬 불리하다. 세인트루이스가 우리 구장으로 와서 받는 불리함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보스턴은 오티스와 나폴리 가운데 한 명을 선발라인업에서 빼야하는데 전력상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는 이야기다. 특히 오티스는 리그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서 동점 만루홈런을 날리는 등 포스트시즌 통산 15홈런, 54타점을 터뜨린 그야말로 '10월의 사나이'다.

한편, 2차전 이후 선발 매치는 존 래키-마이클 와카, 클레이 벅홀츠-조 켈리, 제이크 피비-랜스 린이 예상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