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스타]김신욱, 홍명보 감독이 원하는 ST로 진화 중

'진격의 거인'은 진화 중이다.

김신욱(25·울산)은 지난달 4일부터 돌입한 특별 훈련으로 모든 능력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의 제안이 '애제자'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 김신욱은 매일 저녁식사 이후 일본 출신 도이자키 코이치 피지컬 코치와 함께 유연성, 점프력, 순발력 훈련을 1시간 30분 정도 따로 소화하고 있다.

만족과 부담감이 교차한다. 김신욱은 "감독님께서 너무 특별훈련을 강조하셔서 효과에 대한 부분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일찌감치 훈련 때 효과를 봤는데 실제 경기에선 쉽지 않다. 그러나 이 훈련을 통해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김신욱은 느리고 유연성이 부족했다. '헤딩만 잘하는 선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게 점프 헤딩은 또 다른 영역이었다. 국내 최장신(1m96) 스트라이커임에도 점프력이 낮아 헤딩 경쟁에서 밀리는 경우가 잦았다. 이렇다보니 김신욱을 활용하는데 한계가 드러났다. 특히 '한국형 축구'를 완성하는 과정에 있는 홍명보호에서 활용폭이 제한됐다. 승리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8월 페루전부터 김신욱을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하지만 김신욱은 실망하지 않았다. 조용히 때를 기다리고 있다. 이 기간 홍 감독이 애타게 찾고 있는 원톱 스트라이커에 조금씩 부합하는 모습으로 발전 중이다. 20일 FC서울전은 변화된 김신욱의 진가가 확실하게 발휘된 경기였다. 이날 김신욱은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미드필더 못지 않은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줬다. 최전방에서 중원으로 상대 수비수 2~3명을 끌고 내려와 투톱 자원인 하피냐의 공격을 수월하게 만들었다. 후반 막판에는 미드필더로도 변신했다. 까이끼가 최전방 공격수로 포진하자 포지션을 한층 밑으로 내려 중원 강화에 신경썼다. 김 감독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 감독은 "김신욱은 과거의 잦은 헤딩 플레이보다 공간 활용을 잘 하고 있다. 예전처럼 활동범위가 좁은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공격적으로 운영하기 수월하다"고 했다.

무시무시한 골결정력도 김신욱의 몫이었다. 1-0으로 앞선 후반 25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향상된 유연성과 강화된 발목 효과를 뽐낸 골이었다. 김신욱은 "날씨가 더워질 때는 활동량을 줄이고 골에 집중하는 편이다. 그러나 날씨가 선선해지면 득점 뿐만 아니라 공수 연계 플레이와 활동량에 더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강한 책임감은 김신욱의 또 다른 장점이다. 그는 "올시즌 울산 공격은 나를 비롯해 김용태 하피냐 한상운이 책임져야 한다. 우리가 못하면 지는 것이고 잘하면 이긴다. 경기 전에도 선수들과 이 부분에 대해 교감했다"고 강조했다.

노력파인 김신욱은 "대표팀에선 나밖에 할 수 없는 축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팀에 마이너스가 된다면 바꿔야 한다. 대표팀에서 단 1분이라도 뛸 수 있다면 그것에 맞춰 준비할 것이다. 항상 좋은 플레이를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암=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