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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4차전도 반복된 LG의 득점권 실책

11년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LG. 3차전까지 딜레마는 코너 내야수였다. 1,3루수 쪽에서 탈이 났다. 1,2차전서 불안한 수비를 보였던 정성훈을 3차전에서는 지명타자로 세우며 수비부담을 덜어줬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바꾼 쪽에서 또 탈이 났다. 1루수 이병규의 포구가 좋지 않았고, 3루수 김용의는 주루 방해를 범해 역전 점수를 내주고 말았다.

그리고 4차전. 정성훈을 다시 3루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김용의는 1루로 원대복귀 시켰다. 수비가 좋은 권용관을 유격수로 선발 출전시키면서 내야 수비를 강화했다. 안정된 내야진 구축. 하지만 엉뚱한 곳에서 탈이 났다. 0-0이던 2회말 두산 공격 2사 1,2루. 8번 최재훈이 친 타구가 1루쪽으로 크게 바운드 됐다. 1루수 김용의가 들어오면서 캐치하다 놓치면서 타구는 자신의 몸에 맞고 1루 두산 덕아웃 쪽으로 굴절됐다. 2루주자 이원석이 재빠르게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김용의가 서둘러 굴절된 공을 잡아 홈에 던졌지만 세이프. 1승2패로 뒤지고 있던 LG로선 뼈 아픈 실점. 선취점을 빼앗기면서 LG 덕아웃에 초조함이 급습했다. 이 바람에 공격에 있어 스텝이 꼬였다. 7회 박용택의 동점 적시타가 터지기 전까지 희생번트 실패 등 번번이 진루타에 실패하며 시종일관 끌려다니는 경기를 해야 했다. 수비를 잘하는 1루수 김용의의 실수가 하필 득점권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LG로선 뼈아팠다.

마가 낀듯 결정적인 순간마다 터져나오는 실수, 끝이 아니었다. 1-1로 가까스로 균형을 맞춰놓은 직후인 7회말. 1사 1,2루 이종욱 타석 때 3구째 바깥쪽에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바뀐 포수 현재윤이 옆으로 빠뜨리고 말았다. 공식기록 상 폭투였지만 사실상 패스트볼로 1사 2,3루. 이종욱의 희생플라이가 이어지며 3루주자 민병헌이 홈을 밟았다. 2-1. 두산의 2득점 속에 모두 LG 야수의 실수가 섞여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실수 행진은 이어졌다. 1-2로 뒤진 8회초. LG는 반전을 기대하며 마무리 봉중근을 올렸다. 하지만 두산 선두타자 대타 최준석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맞았다. 사실상 쐐기포. 허무해진 투수와 야수 모두 집중력이 떨어지는 순간 또 한번 사달이 났다. 오재일이 친 큼직한 타구. 가운데 펜스를 맞고 튀어나온 타구가 하필 중견수 박용택 몸에 맞고 우익수 쪽으로 굴절됐다. 타구는 워닝 트랙을 골짜기 삼아 옆으로 졸졸 흘렀다. 박용택이 급히 쫓아가 맨손으로 쥐려 했지만 공은 펜스 아래를 따라 하염 없이 구르며 약 올리듯 그의 손을 외면했다. 그 사이 타자 주자 오재일은 3루를 돌아 홈으로 쇄도했다. 뒤늦은 중계가 이뤄졌지만 세이프. 온 몸을 날리는 허슬 수비로 플레이오프를 빛냈던 박용택. 그 실책이 돌이킬 수 없는 실점으로 이어지는 순간 LG 벤치에 희망도 사라졌다. 3점 차는 남은 한 이닝에 극복하기 힘든 점수였다.

매 경기 중요한 순간마다 집중됐던 LG의 득점권 실수 행진. 질긴 악연을 끊지 못한 탓에 LG는 11년간 꿈에 그리던 한국시리즈 진출을 뒤로 미뤄야 했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